[단독]내달 ISA 수익률 공시 "은행 빠진다" 순차공개

송정훈 기자
2016.05.12 16:46

출시 3개월 지난 증권사 일임형만 비교 공시, 대규모 시장점유율 은행 대상서 제외

내달 시행 예정인 ISA(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의 수익률 비교 공시가 초기 증권사 수익률만 공시하는 방안으로 확정됐다. 대규모 시장점유율을 자랑하는 은행 ISA의 수익률이 정작 비교 공시 대상에서 제외된 것이다.

12일 금융당국과 관련업계에 따르면 금융투자협회는 내달 구축 예정인 금융사 ISA 수익률 비교공시 시스템과 관련, 매월 출시 시점이 3개월이 지난 투자일임형 ISA만 비교 공시키로 했다. 이에 따라, 우선 출시 시점이 3개월이 지난 증권사의 일임형 ISA 수익률만 비교 공시한다. 은행들은 출시시점이 3개월이 경과하는 오는 7월 이후 ISA 비교 공시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와 관련, 현재 14개 증권사(4월 판매 두 곳 포함)들은 ISA가 첫 출시된 지난 3월부터 일임형 ISA를 판매 중이다. 이어 신한, KB국민, 우리, IBK기업은행에 이어 NH농협 등 5개 은행은 한달여 뒤인 지난달부터 일임형 ISA를 판매하고 시장에 뛰어들었다. 금융위원회는 금투협과 은행연합회 등과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일임형 ISA 수익률 비교 공시 준비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날 금투협의 집계 결과 지난 4일 기준 일임형 ISA 누적 판매금액은 총 860억원 규모로 이 중 은행이 640억원(74%) 수준에 달한다. 반면 증권사는 220억원(26%) 수준으로 미미하다. 뒤늦게 시장에 뛰어든 은행이 전국적인 영업망을 무기로 초기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같은 상황에서도 은행권이 수익률 공시 대상에서 제외된 것은 처음부터 증권사와 함께 상품 판매 실적과 직결되는 수익률을 공시하는 데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고수한 데 따른 것이다. 증권사와 은행의 상품 판매 시점이 각각 3개월과 2개월 정도로 서로 달라 누적 수익률을 직접 비교하는 건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이유다.

은행의 투자일임업 전문성이 증권사에 비해 상대적으로 떨어진다는 일부 의견에 대해 은행쪽에서는 "일임형 상품 준비시기가 짧았던 것일뿐 운용능력에서는 여러가지 준비를 해 왔다"며 "인력과 시스템 확충 등으로 여러 노력을 기울여 왔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선 일임형 ISA의 상품 특성상 운용능력을 보여주는 수익률이 경쟁력과 직결된다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 일임형이 금융사가 고객을 대신해 ISA에 담을 금융상품을 직접 운영하기 때문이다. 벌써부터 수익률이 공개되면 개별 금융사는 물론 은행과 증권업계의 상품 판매 희비가 갈릴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된다.

일각에선 ISA 수익률 비교 공시가 당국의 조기 도입 방침에 반쪽짜리로 전락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금융권 전문가는 "금융위는 그 동안 모든 일임형 ISA 수익률을 공개해 투자자가 자산 형성에 도움이 되는 상품을 선택할 수 있게 한다는 방침을 고수했다"며 "하지만 업계 반대에도 비교 공시 도입을 밀어붙여 결국 비교 공시가 설익은 제도로 전락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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