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과 빅데이터에 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금융권에서는 인공지능을 장착한 로보어드바이저의 탄생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다. 반면 로보어드바이저가 대세가 되지 못할 것이라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이런 시각의 차이는 로보어드바이저를 어떻게 정의하고 바라보느냐에 있는 것 같다. 미국에서 현재 유행하는 중위험 중수익을 추구하는 자산배분형 로보어드바이저와 시류를 타고 우후죽순 격으로 생겨나는 무늬만 로보어드바이저들만 생각한다면 그 영향력이 제한적일 것이라는 생각을 할 수도 있다.
그러나 지금은 존재 하지 않지만 앞으로 필연적으로 등장할 다양한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들까지 감안한다면 로보어드바이저가 찻잔 속 태풍으로 끝나지 않을 것 같다는 것이 필자의 생각이다.
로보어드바이저의 기본은 데이터의 분석에 있다. 로보어드바이저는 다양한 과거의 데이터를 분석해 미래를 예측하고 자산의 분배와 운용을 어떻게 최적화 해야 할지를 판단한다. 과거에는 디지털화 된 데이터가 부족했으나 지금은 인터넷의 발달로 디지털화 된 데이터의 양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가고 있어 데이터 분석을 기반으로 한 로보어드바이저 산업이 발달하기에 최적의 조건이 갖춰지고 있다.
로보어드바이저가 채택하는 데이터와 알고리즘에 따라 그 수익률은 천차만별로 다양해진다. 당연히 로보어드바이저가 사용 할 수 있는 데이터의 종류가 다양할 수록 또 축적된 양이 많을 수록 여러 가지 분석이 가능하기 때문에 더 높은 수익률을 안전하게 달성할 확률이 높아진다.
현재 미국을 중심으로 퍼져나가고 있는 대부분의 로보어드바이저는 ETF(상장지수펀드)를 주축으로 여러 자산을 포트폴리오화해 연 5%전후의 수익률을 안정적으로 추구하고 0.5%내외의 수수료를 요구하는 자산배분형 로보어드바이저들이다. 이러한 기술과 서비스모델들은 저금리시대의 예금가입자들을 위한 좋은 대안으로 정착될 가능성이 있다.
또 다른 빅데이타 분석을 통해 '저평가된 또는 미평가된 자산가치' 예를 들어 기술가치, 브랜드가치 등을 계량화해 투자의 지표로 삼는 자산가치발굴형 로보어드바이저들의 등장도 차츰 현실화되고 있다. 이러한 로보어드바이저들은 위험을 감수하고 고수익을 추구하는 투자자들에게 아주 좋은 투자의 가이드로 자리 잡을 것이다.
과거에는 전혀 상상하지 못했던 계량화된 투자지표들을 빅데이터와 슈퍼컴퓨팅 파워가 제공함으로써 다양한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의 등장에 결정적인 동력을 제공하고 있다는 점이 필자가 로보어드바이저서비스가 향후 계속 발전해 나갈 것이라는 생각을 갖게 하는 이유다.
필자는 "갑자기 생각지도 못한 금융위기가 왔을 때 로보어드바이저가 잘 대처 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을 자주 받는다. 결론부터 이야기 하면 새로운 유형의 금융위기가 닥친다면 로보어드바이저는 인간보다도 못한 답을 내 놓을 확률이 크다. 로보어드바이저가 비체계적, 비선형적 위험을 판단하고 솔루션을 내기에는 과거의 축적된 위기 학습 데이터가 너무 부족할 뿐 아니라, 위기상황을 종합적으로 판단하여 논리가 아닌 직관에 의한 결단을 내리기도 어렵기 때문이다.
최근 브렉시트가 금융권에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런 특이한 상황들이 닥칠 때 마다 로보어드바이저를 보완해 줄 인간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펀드매니저와 애널리스트들은 향후 로보어드바이저와 경쟁을 하는 것이 아니라 데이터 사이언티스트의 도움을 받아 그들 나름대로의 철학과 투자기법이 담긴 새로운 로보어드바이저를 계속 설계해 내는 등의 협업을 도모하는 것이 새로운 롤모델이 될 것이다.
펀드매니저에 따라 투자 성향도 다르고 수익률도 다르듯이 로보어드바이저도 사용하는 데이터의 종류에 따라 또 알고리즘에 따라 수익률과 안정성이 모두 다르다. 지금은 대부분의 로보어드바이저들이 과거의 주가데이터, 재무데이터를 주로 사용해 분석하나 향후에는 더욱 다양한 데이터와 알고리즘을 사용한 신 개념의 로보어드바이저들이 등장 할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다양한 로보어드바이저들의 등장이 점차 더욱 더 '개인화된(personalized)' '나만의 금융서비스'를 지향하는 핀테크 시대를 가속화시켜 나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