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투자업계가우리은행의 차기 은행장 선임 과정을 눈여겨보고 있다. 과점주주 다수가 금투업권인 탓에 기존 은행업과 다른 새로운 시각이 행장 선임에 변수가 될 것이라는 평가다. 주주들 사이에선 민영화 효과를 대외적으로 각인시키기 위해 '가장 주주·시장 친화적 인물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 차기 은행장 선임은 이달 중순쯤 마무리될 전망이다. 오는 11일 지원자 서류 접수를 마감하고, 15일을 전후해 숏리스트 대상자 면접 및 최종후보 선임이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우리은행 사외이사 5명으로 구성되는 임원추천위원회(임추위)가 선임 과정을 주도한다. 이중 신상훈 전 신한금융지주 사장(한국투자증권), 박상용 연세대 명예교수(키움증권), 장동우 IMM인베스트먼트 대표(IMM PE) 등 3명의 사외이사가 금투업권 과점주주들의 추천을 받았다. 은행장을 뽑는 총 5표 중 과반이다.
과거 우리은행장 인사에 사실상 관여해왔던 정부도 이번에는 손을 뗀다. 여전히 단일 지분(21.4%)으로는 예금보험공사가 최대 주주지만, 임추위에서 빠졌다. 아직도 정부 간섭에 대한 우려가 상당한 만큼, 이번 은행장 선임을 통해 시장에 '완전한 민영화'를 피력하겠다는 게 임종룡 금융위원장의 생각이다.
과점주주들 역시 넘겨받은 주도권을 '제대로 행사하겠다'는 입장이다. 한 사외이사는 "그간 정부 입김으로 인해 불가피하게 존재했던 경영 비효율성이 개선돼야 한다"며 "이를 통한 주주가치 제고가 차기 행장이 우선해야 할 덕목 중 하나"라고 말했다.
임추위 위원장을 맡은 장동우 사외이사가 과점주주 중 가장 많은 지분(6%)을 소유한 IMM PE의 추천이라는 것도 차기 행장의 무시못할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금투업계 한 관계자는 "PE의 목적은 회사 가치를 높여 비싸게 매각하는 것인 만큼, 그 무엇보다도 주가 부양에 능한 인물이 높은 평가를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과점주주인 미래에셋자자산운용과 유진자산운용의 의중도 관심사다. 두 곳은 사외이사를 추천하지 않아 보유지분의 매각 제한기간이 6개월로 비교적 짧다. 은행장 결정에 직접적으로 참여하지 않지만 "과점주주로서 나름의 의견을 보탠다면 역시 '주가부양'이 최대 관심사일 것"이란 게 금투업계의 시각이다.
이에 따라 이광구 현 행장이 가장 앞선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민영화 성공을 이끈데다 재임기간 동안 경영 클린화와 주가 부양 모두 이뤄냈다는 것. 다만 한 과점주주 측 고위 관계자는 "현 행장을 유임은 시장에 '완전한 민영화' 메시지를 주기에는 부족할 수 있다"고도 말했다. '새로운 얼굴'을 점치는 배경이다.
한편 임추위는 은행장 후보를 최근 5년간 우리은행과 옛 우리금융지주의 전·현직 임원으로 제한했다. 당초 '2~3년 이내 인사'로 제한하자는 의견도 제기됐다. 그러나 '타 업권 과점주주들이 우리은행 내부에서만 성장한 인사들을 입체적으로 평가하기에는 정보가 부족하다'는 의견이 임추위에서 받아들여져 후보군이 대폭 확대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