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삼성물산 홍역 국민연금, 리스크관리위원회 대폭강화

김명룡 기자, 세종=정현수 기자
2017.01.25 04:32

위원 임기 1→2년 확대…자격도 업계전문가로 확대, 외부자문단 구성 신설

국민연금이 543조원에 이르는 기금의 위험관리와 관련한 주요사항을 심의하는 리스크관리위원회를 대폭 강화한다. 위원회 위원들의 임기를 현행 1년에서 2년으로 늘렸으며, 외부자문단을 신설할 수 있도록 했다. 2015년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과정에서 국민연금이 외압을 받았다는 의혹이 커지고 있는 만큼 기금운용의 객관성을 높이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2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지난 3일 국민연금 기금운용규정 시행규칙을 변경했다. 변경된 시행규칙에 따르면 리스크관리위원회 외부위원의 임기는 기존 1년에서 2년으로 변경됐다. 위원들은 위원장이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경우 최대 3회까지 연임할 수 있다.

리스크관리위원회는 국민연금 이사장이 위원장이 되고, 위원은 기금운용본부장과 위원장이 위촉하는 5~7명의 외부전문가로 이뤄진다. 이들은 기금운용에 따른 위험관리를 맡는데 각종 투자규정을 위반내용을 점검하는 역할을 한다. 국민연금 관계자는 "기금운용을 잘 이해하는 전문가가 리스크관리위원을 맡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판단한 것"이라며 "임기가 늘어나면서 위원회의 안정적인 운영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리스크관리위원 자격도 대폭 확대했다. 기존에는 변호사, 교수, 공무원에 국한됐으나 이번에 자산운용사 직원, 정부기업이나 공공기관에서 재정 또는 자산운용을 담당한 경험이 있는 직원까지 포함시켰다. 국민연금 관계자는 "투자와 관련된 전문가들이 리스크와 관련된 지식을 갖추고 있다고 봤다"며 "리스크전문위원회의 전문성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더불어 국민연금은 전문성과 위험분석 기능 강화를 위해 리스크관리위원회 산하에 외부자문단을 구성할 수 있게 했다. 위원장은 필요시 위원이 아닌 외부전문가의 출석 또는 서면 제출 등의 방법으로 위원회의 안건과 관련한 사항을 설명하게 하거나 의견을 진술하도록 할 수 있게 했다. 이는 리스크전문위원회의 객관성을 높이기 위한 조치로 평가된다.

국민연금이 리스크전문위원회 강화에 나선 것은 기금운용의 객관성을 높여야 한다는 요구가 높기 때문이다. 국회에서는 자문기구인 의결권행사전문위원회를 법정화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이 위원회는 보건복지부 산하로 꾸려질 가능성이 있는데 이 경우 기금운용과 관련한 국민연금의 독립성이 줄어들 수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국민연금 입장에서는 새로운 법정기구가 외부에 생기는 것을 막고 싶을 것"이라며 "의결권행사나 투자결정 과정 등에서도 자체적으로 객관성을 높이기 위한 노력들이 앞으로도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보건복지부는 25일 기금운용위원회를 개최하고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의 현안을 논의한다. 안건은 해외투자 전략과 추진과제, 기금운용본부 지방이전 추진계획 등이다. 국민연금의 최고의사결정기구인 기금운용위원회는 지난해 7월 이후 회의 일정을 잡지 못했다. 국정농단에 연루됐다는 의혹을 받았고, 이 과정에서 문형표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이 구속되기도 했다. 하지만 더 이상 회의 일정을 미룰 수 없다고 판단, 6개월 만에 재가동 절차를 밟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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