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한라시멘트, 베어링 품으로… 글랜우드, 1년 만에 엑시트

김도윤 기자, 김명룡 기자
2017.05.09 16:21

홍콩계 사모펀드 베어링PEA, 한라시멘트 지분 전량 인수…글랜우드PE, 1년 만에 IRR 14% 성과

토종 PEF(사모펀드) 운용사 글랜우드프라이빗에쿼티(글랜우드PE)가 한라시멘트를 홍콩계 사모펀드 베어링PEA에 매각했다. 글랜우드PE는 한라시멘트 투자 1년 만에 IRR(내부수익률) 약 14%를 달성했다.

9일 IB(투자은행)업계에 따르면 글랜우드PE가 보유 중인 2000억원 규모의 한라시멘트 RCPS(전환상환우선주)를 베어링PEA가 콜옵션을 통해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이를 통해 베어링PEA는 사실상 한라시멘트 지분 100%를 확보했다.

글랜우드PE와 베어링PEA는 지난해 4월 한라시멘트 지분 99.7%를 6300억원에 인수했다. 나머지 0.27%의 지분은 임직원이 보유하고 있어 사실상 100% 인수나 마찬가지다. 글랜우드PE가 4000억원을 프로젝트펀드를 통해 마련했고, 베어링PEA가 블라인드펀드를 통해 1800억원을 댔다. 나머지 500억원은 우리은행 주관 인수금융을 통해 조달했다.

글랜우드PE가 투자한 4000억원 중 2000억원은 CB(전환사채), 2000억원은 RCPS 매입에 썼다. 전환사채는 지난해 12월 약 12%의 수익을 보며 상환했고, 이번에 RCPS를 약 16% 수익률에 매각했다. 4000억원을 투자한 지 1년여 만에 IRR 약 14%를 기록했다. 사모펀드업계에선 통상적으로 IRR 8% 이상의 수익률에 대해 성과보수를 지급한다.

한라시멘트 지분 100%를 확보한 베어링PEA는 국내 시멘트시장 상황을 지켜보며 매각 절차에 나설 전망이다. 한라시멘트가 지난해 최고 실적을 달성해 베어링PEA가 글랜우드PE의 RCPS에 대해 콜옵션을 행사하기 수월한 조건이 갖춰졌다.

한라시멘트는 올해도 사상 최고 실적 경신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베어링PEA는 시멘트시장 판도 변화에 따라 국내 혹은 해외 SI(전략적 투자자) 등을 대상으로 매각을 추진할 계획이다.

글랜우드PE가 투자 1년여 만에 엑시트(투자금 회수)에 성공하면서 해당 프로젝트펀드에 LP(출자자)로 참여한 교직원공제회, 행정공제회, 사학연금, 군인공제회 등도 휘파람을 불게 됐다.

한라시멘트는 지난해 매출액 4706억원, 영업이익 628억원을 기록하며 사상 최고 실적을 달성했다. 매출액은 전년 대비 1.1%, 영업이익은 43.1% 증가했다. 지난해 EBITDA(상각 전 영업이익)는 864억원으로 30.3% 증가했다.

사모펀드가 인수한 지 1년 만에 수익률이 대폭 향상됐다. 특히 사모펀드 인수 후 인위적인 구조조정 없이 이뤄낸 성과라는 점이 눈에 띈다. 사업구조를 효율적으로 재편하고 연료 자체 조달, 보험 등 자산운용 효율성 향상 등 조치가 수익성 개선에 영향을 미쳤다.

글랜우드PE는 동양매직에 이어 한라시멘트까지 발빠른 엑시트로 투자 수익을 확정하면서 LP들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게 됐다. 블라인드펀드를 조성할 경우 LP를 통한 자금 마련도 한결 수월할 전망이다.

IB업계 관계자는 "한라시멘트의 수익성이 개선되면서 베어링PEA 측에서 앞으로 재매각을 통한 엑시트 성공 가능성에 높은 점수를 준 것으로 보인다"며 "한라시멘트가 안정적으로 현금을 창출하는 사업구조를 갖춘 만큼 국내외 SI나 FI(재무적 투자자)가 두루 관심을 나타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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