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말 미국 국채금리 급등 이후 변동성 확대 우려로 국내 증시가 지지부진한 모습이다. 간밤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가 4년래 최고치를 경신하면서 22일 코스피 지수는 약세를 이어가고 있다.
22일 오전 11시31분 현재 코스피 지수는 전날대비 13.90포인트(0.57%) 내린 2415.75에 거래되고 있다. 장 초반 2405.23까지 떨어지며 한때 2400선을 위협하기도 했지만 곧 낙폭을 줄였다. 지난 5거래일간 코스피 지수는 2415~2442선에서 움직이고 있다.
21일(현지시간)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록에 따르면 연준은 올들어 미국 경제가 견조한 성장세를 보이고, 인플레이션이 상승하면서 점진적인 금리인상을 정당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회의록 발표 직후 하락하던 채권수익률이 다시 상승세로 돌아서면서 미국 증시는 오름세를 멈추고 하락세로 돌아섰다. 10년 만기 채권수익률은 2.95%까지 치솟으며 다시 4년내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월가에서는 1월 FOMC회의록을 통해 연준이 더욱 공격적으로 금리인상에 나설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평가했다. 금리인상은 조달비용 상승을 의미해 기업실적에 부담을 주고, 증시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한은 5월 금리인상 유력"=한편 한국의 금리인상 시기는 5월이 유력하게 점쳐지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3월 임기를 마치는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의 후임이 부임하고 나서 한은이 5월쯤 금리인상에 나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에 따라 총재 교체를 앞두고 다음주 열리는 금융통화위원회에서는 금리동결이 유력하다.
시장에선 단기적으로 랠리를 위협할 수 있는 가장 큰 리스크로 금리상승을 꼽고 있다. 최근 글로벌 증시 랠리가 EPS(주당순이익) 등 펀더멘털 성장보다는 PER(주가순이익비율) 등 밸류에이션 상승에 기반했기 때문이다. 금리가 상승하면 그만큼 할인율도 커져 주가가 조정을 받을 수 있다.
또 연준이 3월에 금리를 올리면 한미 간 기준금리는 역전된다. 통산 기준금리 역전은 외자 이탈 리스크에 대한 우려를 높인다. 연준은 지난해 12월 연방기금 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한 연 1.25∼1.50%로 결정한 뒤 1월에 동결했다.
한국은행은 2016년 6월 기준금리를 연 1.25%로 내린 이후 최저금리를 유지해왔지만 지난해 11월30일 0.25%포인트 인상했고, 지난 1월 연 1.50%로 동결했다.
허태오 삼성선물 연구원은 "올해 들어 해외 동향에 이끌려 다니던 국내는 지표 여건상 당분간 기준 금리 인상은 어려울 것"이라면서 "점차 기준 금리 역전을 받아들이고 시장이 반영해야 할 시점이 왔다"고 했다.
◇"조정장에서 버틴 금융, 추세 복귀 후 주도주 가능성 커"=국내 증시가 뚜렷한 추세를 보이고 있지 않은 가운데 KB증권은 저 PBR(주가순자산비율)주 중에서도 금리상승이 호재로 해석되는 금융주 등에 주목했다.
이은택 KB증권 투자전략 팀장은 "리스크 확대를 뜻하는 텀(기간) 프리미엄이 최근 상승하면서 밸류에이션에 충격을 줄 수 있는 고 PBR주보다는 저 PRB주 전략을 제시한다"고 말했다.
그는 "기존 주도주 중 조정장에서도 잘 버틴 주식이 추세 복귀 후에 주도주가 되는 경우가 많았다"면서 "1월과 2월에 시장을 모두 이긴 업종은 금융주와 시크리컬(경기민감주)"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들어 전날까지 코스피 지수는 1.53% 하락했지만 금융업종에 속하는 은행과 증권은 각각 2.34%, 10.45%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기간 철강금속과 기계 등 시클리컬 업종의 수익률은 각각 4.41%, 0.97%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