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건은 상품성을 담보할 수 있느냐인데, 쉽게 결정을 내릴 수 없는 상황이다." 최근 만난 한 자산운용사 고위 관계자가 코스닥벤처 펀드(이하 코스닥펀드) 출시와 관련해 한 말이다. 상품성이 불확실해 펀드 출시를 고민 중이라고 한다.
정부 코스닥 활성화 방안 중 핵심으로 꼽히는 코스닥펀드가 출시 전부터 흥행에 비상이 걸렸다. 공모주 우선 배정 등 인센티브를 제공하지만 세제혜택 등 각종 요건이 까다로워 운용사들이 펀드 출시를 꺼리는 분위기다.
정부가 지난해 말 발표한 코스닥 펀드는 3년 이상 가입을 유지하면 300만원 한도 내에서 투자금의 10%까지 소득공제가 가능하다. 3000만원을 투자하면 300만원에 대해 소득에 따라 소득세율(6~40%)을 적용, 18~120만원의 세금을 절약할 수 있다. 동시에 코스닥 공모주 물량의 30%를 우선 배정해 투자 매력도 높였다.
하지만 코스닥펀드는 세제혜택 요건이 까다롭다는 평가를 받는다. 세제혜택을 받으려면 펀드 신탁재산의 15% 이상을 벤처기업 신주에, 35% 이상을 벤처기업 또는 벤처기업 해제 후 7년 이내의 코스닥 기업 신주나 구주에 투자해야 한다.
이 가운데 벤처기업 신주에 15% 이상을 투자하라는 요건은 너무 리스크가 높다는 지적이다. 또 다른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운용사 실정상 펀드매니저나 리서치 인력에 여유가 없다"며 "수많은 벤처 및 코스닥 기업 가운데 우량 기업을 발굴해 투자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코스닥펀드가 역대 정권 출범 초기에 정부 정책에 호응하는 펀드들이 대거 출시됐다가 정권이 바뀌면 시장에서 자취를 감췄던 전례를 되풀이 할 수 있다는 볼멘소리도 나온다.
실제로 2008년 정부가 녹색성장을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제시하면서 20여 개에 달하는 녹색성장펀드가 출시됐지만 10년이 지난 현재 4개만 남았다. 설정액도 약 300억원에 그쳐 명맥만 유지하고 있다.
정부는 코스닥펀드가 자금난에 허덕이는 벤처, 코스닥 기업에 자금을 공급하고 공모펀드 시장도 활성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상품성이 떨어지는 코스닥펀드가 이 같은 기대치를 충족시킬수 있을지 미지수다. 금융 당국은 자산운용업계와 머리를 맞대고 코스닥펀드 상품성을 끌어올릴 방안을 찾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