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에 이어 2018년에도 강세장에 대한 기대감이 높았지만 최근 증시는 지지부진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여의도 증권가에는 이미 "강세장이 끝났다"는 의식이 팽배한 분위기다.
27일 오전 10시36분 현재 코스피 지수는 전일대비 0.39포인트(0.02%) 내린 2288.67을 나타내고 있다. 7월 이후 2200~2300대의 좁은 박스권에 갇히면서 지루한 횡보장이 계속되는 흐름이다. 코스닥 지수는 6.50포인트(0.83%) 오른 771.65를 기록하고 있다.
1998년 외환위기와 2008년 금융위기, 그리고 10년이 흐른 2018년을 맞아 시장에서는 '10년 위기설'을 이야기하는 사람들이 많다. 10년 주기로 주식시장에는 대폭락장이 펼쳐졌는데 바로 올해가 2008년 이후 다시 10년째 되는 해고, 미중 무역전쟁과 내수 부진이 급락장의 전조증세에 해당된다는 것이다.
2008년이 시작되기 직전 2004년부터 2007년까지 코스피는 1000포인트와 2000포인트를 차례로 돌파하는 기록적인 강세장을 연출했다. 2007년 주식형 펀드 투자붐과 함께 축포를 터트린 뒤인 2008년에는 종합주가지수가 50% 넘게 폭락하는 극적인 폭락장이 나타나게 된다.
2018년 코스피의 현 주소는 어떨까. 2013년부터 2016년까지 코스피는 길고 지루한 박스권 장세를 연출했고 2017년에서야 늘어난 기업 이익을 바탕으로 코스피는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강세에 힘입어 2018년에도 사상 최고가 랠리가 이어지는가 싶었지만 현재 코스피는 주춤한 상태다.
'주식시장의 4계절'을 정의한 우라가미 구니오에 따르면 주식시장의 장세는 4개 국면으로 나뉜다. 첫째는 불경기에서 금융완화를 배경으로 주가 상승이 나타나는 '금융장세'로 강세장의 시작을 의미한다. 금융완화로 경기가 회복세를 보이면 '실적장세'가 나타나고 이후 경기가 과열돼 인플레이션이 우려되면 주가가 정점에 가까워지게 된다.
경기 과열에 금융긴축정책이 등장하면서 '역금융장세'라고 불리는 하락장이 시작된다. 긴축 정책에 의해 경기가 후퇴하고 기업 수익이 마이너스로 돌아서면 주식시장은 주가가 바닥권을 형성하는 '역실적장세'로 돌입한다.
우리가미 구니오에 따르면 한국 주식시장은 지금 '실적장세'의 한복판에 서 있다. 작년부터 이어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주도주의 폭발적 실적 분출에 따른 실적 장세가 여전히 한창인 것이다.
실적 장세란 말 그대로 '기업의 실적 회복과 대폭적인 이익 증가, 그리고 그 지속성을 사는 장세'다. 실적 장세는 지속기간이 생각보다 길고 전반과 후반의 주도 업종이 다르다는 특징이 있다. 대형주가 실적 장세 초기를 주도한다면 고수익 중소형주로 인기가 이동하는 경향이 일반적이다.
삼성전자를 비롯해 소재·산업재 대형주가 지난해 강세를 보였고 하반기부터 코스닥 바이오주가 시장의 또 다른 주도주로 등장한 것을 보면 실적 장세가 이미 끝물인 것 아니냐는 주장도 가능하겠다.
대형주와 중소형주가 한 철을 풍미했기 때문에 최근 시장에는 강세장 종료에 대한 비관이 가득하다. 2018년 기업 이익 전망치도 지속적으로 하향되자 매수세가 실종되며 지지부진한 장이 계속되고 있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이같은 시장의 비관은 강세장의 지속 가능성에 희망을 걸게 하는 요인이기도 하다.
왜냐하면 코스피 지수가 사상 최고가를 돌파하며 질주하던 역대 강세장은 모두 '호황 국면에 영원히 지속될 것 같은 착각에 취할 때' 고점을 맞았기 때문이다. 펀드매니저들이 자신감에 취해 "GO"를 외칠 때가 바로 고점이었는데 2018년 7월 현재는 그런 분위기라고 보기 어려운 상황이다.
실제로 코스피 지수가 2000을 돌파한 2004년~2007년 강세장 당시에도 4년간 강세장이 연속적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한 해는 오르고 한 해는 쉬어가는 흐름이 교차했던 것이다.
월가 격언 중에는 '강세장은 비관 속에서 태어나 회의 속에서 자라고 낙관 속에서 성숙하며 행복감 속에 사라져간다"는 말이 있다. 아직은 강세장에 대한 의구심과 회의가 한창인 것을 보면 코스피 지수는 아직 고점에 도달하지 않았을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있다고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