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가 이틀째 하락했다.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시장의 '금리인하론'을 일축한 데 따른 여파가 이어졌다.
◇테슬라, 2조원 조달 계획에 3% 껑충
2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전날보다 122.35포인트(0.46%) 떨어진 2만6307.79에 장을 마쳤다. 국제유가 하락으로 석유주인 엑슨모빌과 쉐브론이 1% 넘게 빠지며 지수 하락을 부추겼다.
S&P(스탠다드앤푸어스) 500지수도 전일 대비 6.21포인트(0.21%) 내린 2917.52를 기록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종합지수 역시 12.87포인트(0.16%) 하락한 8036.77로 마감했다. 전기차 업체 테슬라가 20억달러(약 2조3000억원)의 자금조달 계획을 발표하며 3% 이상 뛰었지만 지수 하락을 막진 못했다.
금리인하에 부정적인 연준의 태도가 투자심리를 얼어붙게 했다. 전날 연준은 이틀간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마친 뒤 정책금리를 현행 2.25~2.50%로 동결키로 했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연준의 성명 어디에도 앞으로 정책금리를 인상하거나 인하할 수 있다는 문구는 없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FOMC 회의 직후 기자회견에서 "금리를 어떤 방향으로든 움직여야 할 강력한 근거를 보지 못했다"며 "연준은 현재 정책 스탠스가 적당하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시장 일각에서 제기된 금리인하론을 일축한 셈이다.
그는 "1분기 근원 인플레이션이 예상치 못하게 둔화했다"면서도 "최근 가격 압력이 약해진 것은 일시적 요인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연준은 여전히 2%의 인플레이션 목표 달성을 위해 전념하고 있다"며 "인플레이션은 시간이 지나면 2%대로 복귀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CME(시카고상품거래소)그룹의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 선물시장이 판단한 연내 정책금리 인하 가능성은 당초 65%에서 파월 의장의 기자회견 직후 50% 아래로 떨어졌다.
고용시장 호조 소식도 장세를 뒤집진 못했다. 이날 미국 노동부는 4월 넷째주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가 23만건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2주 전과 같은 수치로, 시장 전망치인 21만5000건을 소폭 웃돌았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실업수당 청구 건수가 역사적으로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며 미국 노동시장이 견조한다는 뜻이라고 평가했다.
◇국제유가, 이란 석유 봉쇄에도 3% 급락
이란산 석유 수입이 전면 금지된 이날 국제유가는 오히려 급락했다. OPEC(석유수출국기구)의 맹주인 사우디아라비아가 이란산 원유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증산에 나설 것이란 기대에서다.
이날 오후 4시30분 현재 뉴욕상업거래소에서 6월분 WTI(서부텍사스산원유) 가격은 전날보다 배럴당 1.95달러(3.07%) 떨어진 61.65달러를 기록 중이다.
같은 시간 국제유가의 기준물인 6월분 북해산 브렌트유는 전 거래일보다 배럴당 1.71달러(2.37%) 내린 70.47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이날부터 우리나라를 비롯해 어떤 나라도 이란산 석유를 수입할 수 없다. 이란산 석유 수입을 전면 금지한 미국 행정부의 결정에 따라서다.
미국은 지난해 11월 '이란 핵합의'(JCPOA)에서 탈퇴하면서 대(對)이란 경제제재 조치의 일환으로 각국에 이란산 원유 수입 금지를 요구했다. 이때 한국·중국·인도·이탈리아·그리스·일본·대만·터키 등 8개국은 6개월간의 한시적 예외를 인정받았다. 그러나 트럼프 행정부는 예외기간 만료를 앞두고 지난달 22일 더 이상의 예외를 인정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통상 이 같은 금수조치는 국제 석유시장의 공급부족으로 이어져 유가 상승을 초래한다. 하지만 이날은 사우디가 증산으로 돌아설 수 있다는 기대감이 오히려 유가를 끌어내렸다.
칼리드 알팔리 사우디 에너지부 장관은 최근 러시아 RIA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이란의 원유 공급량을 대체해 시장의 수요를 맞출 준비가 돼 있다"라고 밝혔다. 아시아의 정유업체들이 사우디에 원유 공급을 늘려달라고 요청했다는 보도도 나왔다.
미국의 원유 재고 급증 소식도 유가 하락을 부추겼다. 미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지난주 미국의 원유 재고량은 약 990만배럴 늘어났다. 시장의 예상치를 크게 웃도는 증가폭이다.
이날 달러화는 강세였다. 현지시간으로 오후 5시15분 현재 뉴욕외환시장에서 달러인덱스(DXY)는 전 거래일 대비 0.23% 오른 97.84를 기록했다. 달러인덱스는 유로, 엔 등 주요 6개 통화를 기준으로 달러화 가치를 지수화한 것이다.
반면 금값은 내렸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6월물 금은 전장 대비 0.97% 떨어진 온스당 1271.7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