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조 빚내 주식 산 개미들, 반대매매 공포에 떤다

조준영 기자
2020.03.13 10:27
(서울=뉴스1) 구윤성 기자 = 13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명동점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 지수가 1685.91을 나타내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세계적 대유행 '펜데믹' 선언과 글로벌 경기침체에 대한 불안감으로 코스피 선물 가격이 급락하면서 이날 한국거래소는 유가증권시장에 대해 매도 사이드카를 발동했다. 전일에 이어 두 번째다. 2020.3.13/뉴스1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로나19)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현실화에 따른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에 국내 증시가 폭락하면서 빚을 내 주식투자에 나선 개미들의 불안감이 극에 달하고 있다. 주가가 어디까지 떨어질지, 사태가 언제 진정될지 알 수 없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는 탓이다. 주가하락이 계속될 경우 신용거래에 나선 투자자들의 손실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질 수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13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1일 개인투자자들의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10조1345억원으로 나타났다. 이달 초 9조원대로 융자잔고가 잠깐 하락했지만 이번 주부터 다시 10조원대를 유지하고 있다. 연일 지수하락이 이어지는 상황에도 신용잔고가 늘어난다는 것은 그만큼 투자자들이 지금을 저가매수 기회로 보고 공격적인 투자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개인이 주식을 담보로 증권사의 돈을 빌려 주식을 매수한 금액이다. 주식 신용거래는 일정 보증금율(40~45%)을 맞추면 증권사에서 나머지 금액을 빌려 주식을 사는 융자형식과 증권사를 통해 주식을 빌려 주식으로 되갚는 대주형식 두 가지가 있다.

주가상승기에는 융자를 레버리지 삼아 더 높은 수익률을 얻을 수 있다. 하지만 빚을 내 산 주식의 주가가 폭락해 대출받은 개인이 만기일까지 돈을 갚지 못할 경우 증권사가 이를 강제매도하는 '반대매매'를 실시해 돈을 회수하게 된다.

증시 패닉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미수금에 대한 반대매매 흐름도 심상치 않다. 금투협회에 따르면 이달 2일 미수금 대비 반대매매비중은 8%로 올 들어 최고치를 찍었고 매일 5~7% 비중을 유지 중이다.

미수금을 활용한 미수 거래는 투자자가 주식결제 대금이 부족한 경우 증권사가 3거래일 동안 부족한 대금을 대신 지급해주는 단기융자다. 3거래일째 투자가가 미수금을 갚지 못하는 경우 증권사는 신용거래와 마찬가지로 해당 주식을 반대매매해 자금을 회수한다.

코로나19 공포에 증시폭락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대량 반대매매로 매물이 쏟아질 경우 또 한 번 증시 하락을 부채질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한편 지난 12일(현지시간) 뉴욕 3대증시는 10% 가까운 급락으로 거래를 마치며 명백한 약세장에 들어섰다.

이에 13일 국내 증시도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111.65p(6.09%) 내린 1722.68로 출발해 장중 1684.56까지 추락했고 코스피시장에는 매도사이드카까지 발동했다. 코스피200 선물지수가 기준가격 대비 5% 이상 하락(또는 상승)해 1분간 지속되면 프로그램 매도호가 효력을 5분간 정지시키는 장치다. 코스닥 시장도 크게 흔들렸다. 개장 직후 8% 넘게 추락하면서 현물과 선물옵션 거래가 모두 중단되는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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