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급한 두산, 모트롤·지게차도 판다

김도윤 기자
2020.04.16 17:19
금속노조 두산중공업지회 소속 관계자들이 지난 3월 30일 오전 서울 중구 두산타워 앞에서 '희망퇴직 및 구조조정 철회 촉구' 집회를 열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두산그룹이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예고한 가운데 모트롤(유압기기)과 산업차량(지게차) 사업부 매각을 추진한다. 두산솔루스 매각만으로 유동성 위기를 극복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결정으로 해석된다.

1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두산그룹은 두산솔루스와 함께 모트롤과 산업차량 사업부를 매각하기 위해 일부 사모펀드 등과 접촉한 것으로 확인됐다. 현재 채권단에 자구안을 제출하고 구체적인 내용을 협의 중인 가운데 비교적 빠른 속도로 자산 유동화 작업에 나서고 있는 셈이다.

두산솔루스와 두산의 모트롤, 산업차량 사업부는 이익창출능력을 갖추고 있어 M&A(인수합병) 매물로 비교적 매력이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매수자 측과 가격 조율이 될 경우 비교적 빠르게 거래가 성사될 수 있다는 의미다.

두산솔루스의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은 699억원, 영업이익은 101억원이다. 이 날 종가 기준 시가총액은 9804억원이다. 최대주주는 두산이다. 주로 배터리 부품 등으로 사용되는 전지박을 생산한다. 사모펀드 운용사 스카이레이크과 거래 논의를 하다 최근 일부 대기업 등으로 협상 범위를 확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두산 모트롤 사업부의 지난해 매출액(순매출액 기준)은 4806억원, 영업이익은 389억원이다. 주요 사업 분야는 유압기기와 방산이다. 유압기기 산업의 경우 일정 규모의 설비 투자와 숙련된 노동력이 필요한 사업으로 시장 진입장벽이 비교적 높은 편이다.

지게차를 생산하는 두산 산업차량 사업부의 지난해 매출액은 9125억원, 영업이익은 616억원이다. 국내 지게차 시장 1위로, 해외 시장에서도 활약하고 있다. 최근 수년간 꾸준히 500억~600억원대 영업이익을 올렸다.

두산그룹은 채권단으로부터 1조원의 자금을 지원받는 만큼 일부 계열사 및 사업부 매각, 임원 보수 감축, 오너가 사재 출연 등을 통해 어느 정도 진정성과 성의를 보여야 하는 입장이다. 올해 만기가 돌아오는 두산중공업의 차입금은 약 4조2000억원으로, 일부 계열사 매각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이 때문에 추가적인 계열사 매각이나 지배구조 재편이 병행될 것으로 관측된다.

코로나19(COVID-19) 확산으로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이 커지며 M&A 시장의 전반적인 투자 심리가 위축되고 있다는 점은 변수다.

또 두산그룹이 일부 계열사나 사업부 매각을 공개 매각이 아닌 개별 거래 방식으로 진행하고 있는 가운데, 거래의 속도와 밸류에이션 등에서 만족할 만한 성과를 낼 수 있을지도 중요한 관전 포인트가 될 것이란 관측이다.

업계 관계자는 "두산 입장에선 계열사나 사업부의 공개 매각을 진행할 경우 그룹의 유동성 위기를 공개적으로 인정하는 셈이 되는 데다, 매각 과정에서 제시받은 가격이 터무니없이 낮거나 거래가 무산되면 부담이 더 커질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는 것 같다"며 "두산그룹의 주요 사업 영역이 대체로 무거운 제조업이라 사모펀드로 한정할 경우 매력을 느낄 만한 PE(프라이빗에쿼티)는 제한적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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