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지수가 코로나19(COVID-19) 쇼크 이후 3개월 만에 다시 2000선을 회복했다. 전염병 재확산 우려와 기업들의 실적 감소, 미·중 무역분쟁 등은 여전히 부담이지만 빠른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더 커지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하반기 코스피가 최대 2300까지 오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21일 오전 11시50분 기준 코스피 지수는 전일 대비 8.07포인트(0.41%) 오른 1997.71을 나타내고 있다. 장중에는 최고 2004.95까지 오르며 지난 3월6일(2040.22) 이후 약 3개월만에 2000선을 돌파하기도 했다.
코스피 지수는 3월초부터 국내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폭락했다. 3월9일에는 4.19% 급락한 1954.77을 기록하며 2000선이 무너졌고 3월19일에는 연중 최저인 1439.43까지 떨어졌다. 불과 열흘 동안 코스피는 30% 폭락하는 '쇼크'를 경험했다. 국내뿐 아니라 미국과 유럽 등 전세계 주요국의 증시가 비슷한 폭락장이 연출됐다.
혼돈의 주식시장이 진정되기 시작한 것은 경제 시스템 붕괴를 막기 위한 각국 정부의 적극적인 경기부양책과 양정완화가 나오면서부터다. 코로나19의 글로벌 확산과 경제 셧다운(일시중단), 이로 인한 경제 지표 부진과 기업들의 실적 감소는 이어졌지만 유동성이 떠받친 주식시장의 강세가 이어지며 곧바로 'V'자 반등에 성공했다.
이날 코스피가 상승세를 나타낸 것은 미국의 경제 재개 영향이 컸다.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일시적으로 중단됐던 미국의 경제 활동은 이달들어 순차적으로 재개되기 시작했고, 지난 20일에는 마지막으로 남았던 코네티컷주도 봉쇄 조치를 풀면서 미국의 50개주 모두에서 경제 활동이 다시 이뤄졌다.
아직 불안요소는 여전하지만 증권가에서는 긍정적 전망이 확산하고 있다. 증권사 리서치센터들은 코로나19 확산 이후 코스피 전망치를 2000선 이하로 줄줄이 하향 조정했지만 최근에는 하반기 전망치를 상향하는 곳이 늘고 있다.
SK증권 리서치센터는 이날 발간한 하반기 전망 리포트를 통해 하반기 코스피 범위를 1800~2300으로 제시했다. 부진한 경제지표와 실적이 이어지고 있지만 이는 증시에 이미 선반영 됐기 때문에 하방 압력은 제한적이라는 분석이다.
양적완화로 인한 화폐가치 하락을 헤지(hedge·위험회피) 하기에는 주식이 가장 좋은 수단이라고 SK증권은 설명했다. 유동성 확대는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 확장을 유도하고 이는 자산가치의 상승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코스피 상단으로 제시한 2300은 내년 코스피 기업들의 당기순이익 추정치 110조원을 기준으로 PER(주가순수익비율) 13배를 적용한 결과다.
메리츠증권은 하반기 코스피 범위를 1800~2250으로 예상했다. 경기는 올해 2분기를 저점으로 내년 상반기까지 완만한 V자 회복이 예상되는데, 주가가 이를 선반영할 경우 올해 하반기까지 주가 상승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이다.
한화투자증권은 코스피의 연간 순이익과 배당금을 합친 예상 금액이 약 90조원이라며 이를 기준으로 한 코스피 적정 지수는 1950이라고 분석했다. 과거 평균 대비 고점과 저점을 감안할때 하반기 코스피는 최저 1750에서 최고 2150 사이를 오갈 것으로 전망했다.
오는 9월까지 공매도가 금지된 것도 주가 상승을 기대하게 하는 요인이다. 통상 공매도는 밸류에이션이 높은 종목에 집중돼 과도한 가격 상승을 제한함으로써 소위 '주가 발견 기능'을 수행다고 알려져 있다. 현재 코스피 지수의 12개월 전망 PER는 11배를 상회하는 역대급 고점으로 고밸류에이션 논란이 있지만, 공매도가 제한된 이상 과매도로 인한 급락 가능성은 제한된다는 분석이다.
박승영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공매도 금지의 실효성에 논란이 있지만 과거 2008년과 2011년 두 차례 공매도 금지에서는 효과가 있음을 보여준다"며 "하지만 공매도 금지가 해제되면 높은 밸류에이션을 받고있는 주도 업종의 수급에는 부담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