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임기를 불과 2주 남기고 의회의 조기 퇴진 압박에 시달리고 있다. 미국 연방의회 의사당 점거 등 지지자들의 폭력 시위를 부추기고 방치한 탓이다.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는 7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어제 국회의사당에서 벌어진 일은 대통령이 선동한 미국에 대한 반란"이라며 "대통령은 단 하루도 더 재임해선 안 된다"고 밝혔다.
그는 "대통령을 몰아내기 위해 오늘이라도 처리할 수 있는 가장 신속하고 효과적인 방법은 부통령이 수정헌법 25조를 즉각 발동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슈머 대표는 "부통령과 내각이 들고일어나길 거부한다면 의회가 대통령 탄핵을 재추진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미국 수정헌법 25조는 대통령이 그 권한과 의무를 제대로 수행할 수 없다고 판단될 경우 부통령과 행정부 각료 과반수의 동의 아래 부통령이 대통령 권한을 대행할 수 있도록 한 조항이다. 만약 대통령이 받아들이기를 거부하면 상·하원에서 각각 3분의 2 이상 찬성할 경우 직무가 정지된다.
심지어 여당인 공화당에서도 수정헌법 25조 발동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애덤 킨징어 하원의원(일리노이)은 이날 영상 성명을 통해 "민주주의를 위해 무거운 마음으로 수정헌법 25조 발동을 촉구한다"며 "악몽을 끝낼 때"라고 밝혔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 사태를 초래했다. 대통령은 부적합하며 상태가 좋지 않다"며 "이제 대통령이 자발적으로든 비자발적으로든 행정부 통제를 포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외신들에 따르면 이번 사태 이후 공화당과 민주당을 불문하고 100명 가량의 의원들이 탄핵 또는 수정헌법 25조 발동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을 몰아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의회전문매체 더힐은 소식통을 인용해 트럼프 행정부 관료들이 수정헌법 25조 발동 여부를 논의하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전날 친(親)트럼프 시위대는 미 의회의 대선 결과 확정을 저지하겠다며 의회의사당에 난입, 회의장을 점거했다. 이 과정에서 시위대와 경찰이 충돌하며 4명이 숨졌다.
의회는 그러나 소요 사태 이후 회의를 재소집,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를 대통령 당선인으로 공식 확정했다. 이에 따라 바이든 당선인은 오는 20일 정오를 기해 트럼프 대통령 대신 백악관의 주인이 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지 세력에 평화를 지키라고 당부하면서도 지난 11월3일 대선이 부정 선거였다는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