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의 인텔 낸드플래시 사업부·키파운드리 인수 관련 기업결합 독점 여부를 심사중인 중국 당국이 조만간 승인키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확인됐다. 최근 매그나칩 반도체 매각이 무산되는 등 미중 갈등 여파가 이 딜에까지 미칠 것이라는 우려가 나왔지만 중국 당국은 '실리'를 챙기기로 판단했다.
16일 IB(투자은행) 업계에 따르면 중국 당국은 이르면 이번 주말을 전후로 SK하이닉스의 인텔 낸드 인수에 대한 반독점 심사 승인을 내릴 예정이다. 늦어도 연내에 심사 결과가 나올 것이란 전망이다.
IB업계 관계자는 "업계 우려와 달리 중국 당국이 긍정적인 입장으로 선회했다"며 "승인 결과 발표가 임박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10월 90억달러(약 10조6800억 원)를 들여 인텔 낸드사업부를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M&A(인수·합병) 심사 대상 국가는 8개국(한국, 미국, 유럽, 중국, 영국, 싱가포르, 대만, 브라질)인데 이중 중국 정부의 승인만 받지 못한 상황이다.
심사가 장기화되면서 연내 중국 당국의 승인을 받고 인수를 마무리하겠다는 SK하이닉스의 계획이 틀어지는 것 아니냐는 걱정이 커졌다. 특히 미국과 중국의 반도체 패권 경쟁이 심화되며 이번 딜의 불확실성이 높아졌다. SK하이닉스의 불안감도 커졌다.
매그나칩은 지난 13일 중국계 자본인 와이즈로드캐피털에 대한 주식 매각 계약을 해지한다고 발표했다. 미국 외국인투자위원회(CFIUS)의 반대에 부딪친 매그나칩이 스스로 매각을 철회한 것이다.
미국 정부는 매그나칩이 보유한 첨단 디스플레이구동칩(DDI)과 자동차용 반도체 기술이 중국에 넘어갈 경우 미국 안보에 위협이 될 수 있다며 반대 입장을 유지했다. 매그나칩은 2004년 SK하이닉스에서 분사된 뒤 시티그룹 벤처캐피털에 인수되며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됐다. 이에 따라 미국과 한국 정부의 승인을 얻어야 매각이 가능하다.
이같은 상황에서 중국이 미국에 반격하기 위해 SK하이닉스의 인텔 낸드 인수 승인을 미루며 '몽니'를 부릴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하지만 중국 당국은 우려와 달리 실리를 택했다. SK하이닉스가 인텔 낸드 중국 다롄 공장을 철수시키지 않고 그대로 유지해 중국 내 투자와 고용이 늘게 된다는 점 등을 감안한 결정으로 보인다.
중국 당국의 심사 승인이 완료되면 SK하이닉스는 자금 조달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우선 1차로 70억달러(약 8조3100억원)를 인텔에 납부해야 한다. 나머지 20억달러(약 2조3700억원)는 2025년 3월 지급한다.
SK하이닉스는 국내외 IB들로부터 인수자금 중 상당부분을 조달할 계획을 세우고 접촉중이다. 중국 승인 이후 투자자들의 면면이 수면 위로 떠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SK하이닉스는 원칙론을 유지하고 있다. 최종 성사 여부가 중국에 달린 만큼 신중한 자세로 중국 당국의 움직임에 촉각을 곤두세운 분위기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인텔과 함께 지속 협업해서 중국 경쟁당국에 최선을 다해 협조하고 있고 연내 좋은 결과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