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만에 반등세를 이어가던 미국 증시가 지난 3일(현지시간) 다시 1~2% 하락하며 랠리의 지속성을 의심받고 있다.
과매도에 따라 반등하긴 했으나 침체장 속 랠리일 뿐 증시의 하락 기조는 지속될 것이란 회의론이 힘을 얻는 모습이다.
뱅크 오브 아메리카의 수석 투자 전략가인 마이클 하트넷과 모간스탠리의 수석 미국 주식 전략가인 마이크 윌슨은 앞으로 더 많은 문제들이 기다리고 있다며 최근 랠리에 안도의 한숨을 내쉬어선 안 된다고 조언했다.
모간스탠리의 윌슨은 지난 3일 보고서에서 "이번 랠리는 강세장 케이스일까"라고 반문한 뒤 "여기에서 강세장 케이스를 쌓아 올리긴 어렵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최근 반등은 베어마켓 랠리로 5% 더 오를 수 있다고 본다"고 밝혔다. S&P500지수는 지난 5월19일 3900.79로 바닥을 찍고 지난 2일까지 7.1% 올랐다가 3일 1.6% 하락했다.
뱅크 오브 아메리카의 하트넷도 "연준(연방준비제도)의 금리 인상이 끝날 때까지 웃을 수 없다"며 증시가 앞으로 더 고통을 겪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S&P500지수가 4400에 도달하면 하락에 베팅할 것이라며 4400까지 오른다 해도 오래 버티지 못하고 떨어질 것이라는 의견을 밝혔다. S&P500지수는 지난 3일 4108.54로 마감했다.
하트넷은 특히 "유가가 연율로 108% 급등하면서 1999년 기술주 버블 때와 1974년 오일 쇼크 때를 앞질렀다"며 "올 여름 유가 급등=침체장 쇼크다. 유가는 스태그플레이션(인플레이션을 동반한 경기 침체)이 끝났다는 신호를 보이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서부 텍사스산 원유는 지난 3일 배럴당 118달러 부근까지 올랐다.
모간스탠리의 윌슨은 애널리스트들이 기업들의 실적 전망치를 하향 조정하고 기업 스스로도 향후 실적 가이던스를 낮추고 있다는 점을 부정적인 요인으로 꼽았다.
예를들어 마이크소프트는 지난 2일 달러 강세를 이유로 회계연도 4분기(4~6월) 매출액 가이던스를 519억4000만~527억4000만달러로 낮췄다. 이전 가이던스는 524억~532억달러였다.
주당순이익(EPS) 가이던스도 2.24~2.32달러로 하향 조정했다. 이전 가이던스는 2.28~2.35달러였다.
마이크로소프트의 가이던스 조정이 있기 전까지 애널리스트들의 전망치는 매출액 528억7000만달러, EPS 2.33달러였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새로운 가이던스는 매출액과 EPS 모두 상단조차 애널리스트들의 전망치를 하회한다.
헤지펀드 매니저인 댄 나일스는 지난 2일 CNBC에 출연해 증시가 많이 하락하긴 했지만 인플레이션과 비교한 밸류에이션은 역사적 평균에 비해 여전히 비싸다고 설명했다.
그는 "밸류에이션 측면에서 보면 지난해 순이익 기준으로 현재 S&P500 지수의 PER(주가수익비율)은 20배 수준인데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5%를 넘을 때 역사적 평균은 12배였고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3%만 넘어도 15배였다"며 "S&P500 지수가 (30~50% 가량) 더 하락할 것으로 보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증시 랠리의 지속성에 대해 회의적인 반응이 많은 가운데 서학개미들도 미국 주식에 대한 순매수 규모를 대폭 줄인 가운데 기술주 하락에 베팅하는 모습이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증시가 간만에 기분 좋은 반등세를 이어간 지난 5월25일부터 6월1일까지 서학개미는 SQQQ를 가장 많은 6913만달러 순매수했다. (결제 기준 5월30일~6월3일)
SQQQ는 프로셰어즈 울트라프로 숏 QQQ ETF(상장지수펀드)로 나스닥100지수의 하루 수익률을 반대로 3배 추종한다.
두번째로 많이 순매수한 종목은 ICE 반도체지수의 하루 수익률을 반대로 3배 추총하는 디렉시온 데일리 세미컨덕터 베어 3배 ETF(SOXS)였다.
대형 기술주와 반도체주를 숏(하락 베팅)한 셈이다.
아울러 눈에 띄는 점은 서학개미들의 투자 규모가 크게 줄었다는 점이다. 그간 서학개미들의 순매수 상위 1~2위 종목들은 수억달러대를 나타냈으나 SQQQ와 SOXS는 순매수 규모가 1, 2위에 올랐음에도 6000만달러대, 3000만달러대에 그쳤다.
애플, 테슬라,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등 빅테크 종목도 순매수 상위 10위 안에 들기는 했으나 규모는 800만~2000만달러대로 이전과 비교해 미미했다.
기술주 투자가 줄면서 가치주 투자자로 평가 받는 워런 버핏이 이끄는 버크셔 해서웨이 주식이 순매수 상위 10위 안에 진입한 것도 특징이다.
채권 ETF가 순매수 상위 10위 종목에 3개나 포함된 것도 이례적이다. 이는 주식에 대한 서학개미들의 비관적 전망을 반영하는 것으로 해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