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증시 3대 지수가 21일(현지시간) 모두 2% 넘는 반등을 나타냈지만 전문가들은 랠리의 지속성에 대해 여전히 회의적이다.
이날 S&P500지수는 2.45% 오른 3764.79로 마감했다. 이는 올들어 5번째로 큰 상승률이다.
하지만 이날 모간스탠리와 골드만삭스는 미국 증시가 경기 침체 가능성을 온전히 반영하지 못했다며 추가 하락을 예상했다.
모간스탠리의 수석 미국 주식 전략가인 마이크 윌슨은 이날 보고서에서 "증시가 아직 경기 침체 리스크를 반영하지 않고 있으며 우리의 견해로는 침체 가능성이 반영되면 (S&P500지수가) 15~20% 더 낮은 3000 가량이 돼야 한다고 본다"고 밝혔다.
이는 월가에서 가장 비관적인 전망 중 하나다. 윌슨은 "침체장은 경제가 실제로 침체되기 시작하거나 경기 침체 리스크가 아예 소멸하기 전까지 끝나지 않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현재 월가에서는 미국 경제가 조만간 침체에 빠질 것이라는 우려만 커지고 있을 뿐 침체가 시작되지는 않았다.
윌슨은 현재 S&P500지수의 PER(주가수익비율)이 15.3배인데 이는 주식의 리스크 프리미엄이 3.3%포인트라는 의미라고 지적했다. 주식의 리스크 프리미엄은 국채 대비 주식의 초과 수익률을 의미한다.
그는 주식의 리스크 프리미엄이 3.7%포인트는 돼야 한다며 이를 위해선 현재의 국채수익률과 기업들의 순이익 전망치가 유지된다고 가정할 때 S&P500지수의 PER이 14배로 떨어져야 한다고 설명했다.
골드만삭스의 수석 글로벌 주식 전략가인 피터 오펜하이머도 이날 보고서에서 현재 증시엔 완만한 수준의 경기 침체 가능성만 반영돼 있으며 평균 수준의 침체나 깊은 침체 위험은 반영돼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지금 침체장은 경기 순환과 관련돼 있다며 "모든 침체장은 경제 여건이 여전히 나쁠 때 끝나지만 더 이상 지금과 같은 속도로 상황이 악화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판단이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RBC 캐피탈은 이날 보고서에서 S&P500지수가 경기 침체가 임박했을 때 3분의 1 가량, 즉 역사적으로 "평균 32% 하락했다"며 이번에도 "이 정도로 떨어진다면 S&P500지수는 3262가 돼야 한다"고 밝혔다.
과거 경기 침체 때 S&P500지수의 고점 대비 저점까지 하락률을 조사한 결과 평균은 32%이지만 중간값은 27%였다. 하락률 27%를 적용하면 S&P500지수는 3501이 된다.
뱅크 오브 아메리카 글로벌 리사치도 지난 20일 보고서에서 "(S&P500지수) 3500선은 중요한 지지선이며 장기 강세장의 지표가 되는 200주 이동평균선의 상승세가 테스트되는 지점"이라고 지적했다.
S&P500지수 3500선은 코로나 팬데믹 바닥인 2020년 3월부터 올 1월까지 상승폭에서 50% 되밀리는 지점이기도 하다.
한편, RBC는 지난주 미국 2개 지역에서 투자자들과 간담회를 가졌는데 "대부분은 경제가 침체에 빠질 것이냐는 질문이 아니라 경기 침체가 언제 시작되고 언제까지 지속될 것인지, 침체는 얼마나 심각할 것인지에 초점을 맞췄다"며 경기 침체를 기정사실화하는 분위기였다고 전했다.
펀더멘털 전망은 악화하고 있는데 월가 애널리스트들은 여전히 주식에 대해 너무 낙관적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팩트셋의 수석 기업 이익 애널리스트인 존 버터스는 지난 17일 보고서를 통해 애널리스트들의 '매수' 추천이 여전히 "이례적으로 높은 수준"이라고 밝혔다.
버터스에 따르면 애널리스트들이 S&P500 기업에 대해 평가한 1만개 이상의 투자의견 가운데 56.9%가 '매수'였고 '매도'는 5.4%에 불과했다.
'매수' 추천 비율이 이달 말까지 56%를 넘으면 15개월 연속으로 56%를 상회하는 것이다.
지난달까지 14개월 연속으로 '매수' 추천 비율이 56%를 넘기 전까지 2011년 9월 이후 10년간 '매수' 추천 비율이 55%를 넘긴 적은 없었다. 특히 최근 5년간 '매수' 추천 비율 평균은 53.3%였다.
애널리스트들은 지난 10년래 최고로 낙관적인데 S&P500지수는 올들어 21% 하락했고 지난 12개월간 11% 떨어졌다.
버터스는 주식에 대한 낙관론은 S&P500 기업들에 대한 애널리스트들의 실적 전망치가 최근 몇 개월 동안 상향 조정된 결과라고 설명했다.
특히 정보기술(IT)과 에너지, 통신 서비스 업종에서 '매수' 추천 비율이 65%, 64%, 61%로 가장 높았다.
한편, 제롬 파월 연준(연방준비제도) 의장은 22일 상원 반기 통화청책 청문에 나선다. 23일에는 하원에 연달아 출석한다.
인플레이션이 언제 하락할 것으로 예상하는지, 인플레이션을 잡으면서도 침체를 피할 수 있는지, 이미 경기 하강 조짐이 뚜렷한데 연준이 경기 상황을 오판해 금리를 과도하게 올렸다는 비판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등이 주요 이슈가 될 전망이다.
특리 래리 서머스 전 미국 재무장관이 인플레이션을 억제하려면 실업률을 대폭 올려야 할 것이라고 주장한데 대해 어떤 의견을 밝힐 것인지도 주목된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서머스는 지난 20일 영국 런던에서 열린 한 행사에서 "인플레이션을 억제하려면 5년간 5%가 넘는 실업률이 필요하다"며 "다시 말해 2년간 실업률이 7.5%가 되거나 5년간 6%가 되거나 1년간 10%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