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가 뭔가요" 중소기업도 변해야 산다…관심·지원 한 목소리

김사무엘, 김평화, 김지성 기자
2022.07.14 12:33

[ESG 쇼케이스 2022]

김동수 김앤장법률사무소 ESG경영연구소장이 14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ESG 쇼케이스 2022'에서 '불확실성의 시대, ESG 지속가능성 이슈 점검'을 주제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중소기업이 ESG(환경·사회·지배구조)에 맞닥뜨렸을때 겪는 가장 큰 어려움은 그게 정확히 어떤 개념인지 이해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추상적인 선언적 개념으로 들리기 때문에 당장 ESG를 실행해야 할 필요성도 잘 느끼지 못한다.

하지만 이제 ESG는 개별 기업을 넘어 글로벌 공급망 전체로 확산한 핵심 의제가 됐다. 대기업 뿐 아니라 중소기업도 제대로 대비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게 된 것이다.

14일 서울 소공동 웨스텐조선호텔에서 열린 머니투데이 주최 'ESG 쇼케이스 2022'는 이처럼 ESG 경영시스템 도입·운영에 어려움을 겪는 중견·중소기업에 실질적인 도움을 주기 위해 마련한 자리다.

공급망으로 확산한 ESG…중소기업도 알아야 산다

가장 먼저 연사로 나선 김동수 김앤장법률사무소 ESG경영연구소장은 중소기업이 자체적인 ESG 역량을 갖출 수 있도록 정책적 지원을 아끼지 않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소장에 따르면 최근 3년 사이 ESG에 대한 사회적 관심은 전 세계적으로 급격히 증가했다. '글로벌 ESG' 키워드 검색량은 3년 간 4배 증가했고 '공급망 ESG' 키워드 역시 2018년 이후 급증했다.

ESG가 글로벌 핵심 의제로 떠오르면서 주요 글로벌 기업들과 정부는 공급망 ESG를 강화하기 위한 움직임에 나섰다. EU(유럽연합)는 지난해 3월 기업 공급망의 환경 및 인권 실사를 의무화하는 입법 권고안을 채택했다. 프랑스와 독일은 공급망 내에서 ESG 문제가 발생한 기업에 벌금을 부과하는 법안을 마련했다.

GM과 다임러 등 주요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은 협력사를 대상으로 정기적인 ESG 평가를 실시한다. 중대한 위반 사항이 발견되면 거래를 중단할 수도 있다. ESG가 단순한 선언적 정책을 넘어 이제는 개별 기업의 행동을 촉발할 수 있는 실행력을 갖추게 된 것이다.

김 소장은 "중소기업의 ESG 대응을 위해 기존처럼 단순 재정 지원만으로 가능하겠냐하는 의문이 있다"며 "우리 협력업체들이 자체적인 ESG 역량을 강화할 수 있는 방향으로 정책 지원이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최근 글로벌 ESG 규범이 업종별, 산업별로 세분화하면서 맞춤형 정책 지원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김 소장은 "ESG 지원 기준을 매출 규모로 하면 안되고 업종별로 세분화해야 한다"며 "특히 ESG 수준이 낮은 비상장기업에 대한 지원을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SG, '어떻게 잘 벌 것인가'에 대한 문제

진성훈 코스닥협회 연구정책그룹장이 14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ESG 쇼케이스 2022'에서 '중견·중소기업의 ESG 경영현황 및 과제'를 주제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김 소장에 이어 발표를 맡은 진성훈 코스닥협회 연구정책그룹장은 "기업의 ESG는 '얼마나 벌 것인가'의 문제가 아니라 '어떻게 잘 벌 것인가'에 대한 문제"라고 강조했다.

진 그룹장은 많은 기업들이 ESG에 대해 오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단순히 회사에서 종이를 덜 쓰고 일회용 종이컵 대신 텀블러를 쓰면 되는거 아니냐고 생각하는데, 기업에 요구되는 ESG는 경영 전반에 대한 이해가 있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진 그룹장은 "(중소기업 CEO를 대상으로 한 설문에서) ESG를 실제로 하는 이유가 뭐냐고 묻는 질문에 '기업 이미지 제고'가 가장 많이 나온다"며 "많은 사람이 ESG는 지속 성장을 위해 한다고 말하지만 회사, 대표 입장에서는 그게 아닌 것"이라고 말했다.

당장 먹고 살기 바쁜 중소기업 입장에서는 ESG 도입에 소극적일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중소기업에 ESG가 안착하기 위선 △중소기업형 체크리스트 △사회적 분위기 조성 △연착륙 유도 △인센티브 제시 등이 필요하다고 진 그룹장은 지적했다.

그는 "현실적으로 중소기업의 ESG에는 대기업과 정부의 도움이 필수적"이라며 "대기업의 노하우로 중소기업을 자극하고 정부는 이렇게 해서라도 ESG를 실천하는 기업에 인센티브를 제공해 다른 기업이 따라할 유인을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ESG 인식 개선·정책 지원 한 목소리

김평화 머니투데이 기자, 이성녀 SK에코플랜트 ESG 추진담당임원, 오지영 중소벤처기업부 미래산업전략팀장, 최가람 중소기업중앙회 ESG팀 과장이 14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ESG 쇼케이스 2022'에서 패널토론을 하고 있다.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이어진 토론에서도 중소기업의 ESG 역량 강화를 위한 정책적 지원과 관심이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았다. 이날 토론에는 오지영 중소벤처기업부 매래산업전략팀장, 이성녀 SK에코플랜트 ESG 추진담당임원, 최가람 중소기업중앙회 ESG팀 과장이 참여했다.

오 팀장은 "얼마전 한 폐기물 처리 업체 대표님을 만났는데 ESG가 뭐냐고 묻더라"며 "작은 기업들도 ESG에 관심은 있지만 정확히 어떻게 해야할지를 몰라 못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이에 중소벤처기업부는 지난해부터 중소기업형 ESG 자가진단 체크리스트 만들어서 온라인으로 제공하고 있다. ESG를 실현하기 위해 구체적으로 어떤 일을 해야 하는지 이해를 돕기 위해서다.

오 팀장은 "지금까지 1만여 기업이 자가진단에 참여했다"며 "올해는 업종별 체크리스트 세분화 등 실제 기업에 도움이 될 수 있는 방식이 무엇인지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건설사인 SK에코플랜트 역시 ESG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 임원은 "ESG에서 가장 중요한 건 G(지배구조)라고 생각한다"며 "우선 ESG를 실현할 수 있는 거버넌스가 구축돼야 이를 바탕으로 환경과 사회 문제도 해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건설업계에서는 시공 과정에서 나오는 탄소배출을 줄이기 위한 노력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임원은 "건설산업 전체 배출량의 90%가 건설자재에서 나온다"며 "탄소중립을 달성하기 위해선 가격이 비싸더라도 저탄소 건설자재를 적극 사용할 의무가 있다"고 밝혔다.

최 과장은 중소기업 현장에서 느껴지는 어려움을 토로했다. 그는 "중소기업 중에는 ESG를 체감하는 기업이 많지 않고 대기업에 대해 막연한 두려움을 느끼고 있다"며 "충분한 준비기간과 지원이 전제된 상태에서 대기업의 적극적인 피드백과 협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ESG가 일방적 평가가 아닌 상호 소통을 통한 역량강화라는 인식이 필요하다"며 "교육, 정보제공 진단, ESG 경영시설지원 등 실질적 지원이 있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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