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렌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은 2008년에 인덱스펀드의 수익률을 이길 수 있는 펀드가 있는지를 두고 한 헤지펀드 창립자와 100만 달러의 내기를 했는데, 2018년 승부는 워렌 버핏이 베팅한 인덱스펀드의 완승으로 끝났다. 계속된 인덱스투자와 액티브투자 간의 우월성 논쟁에 '오마하의 현인'이 종지부를 찍은 것이다.
간접투자시장에서 인덱스펀드가 점점 발전하던 시기에 비용이 더욱 절감되고 주식처럼 거래가 가능한 최초의 ETF가 출시됐고, 지금은 ETF가 직간접 투자의 장점을 모두 가진 금융시장의 대세가 됐다. 한국 시장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주식처럼 쉽고 간편하게 펀드를 거래'하는 우리 ETF시장은 지난 6월, 개설 21년 만에 순자산총액 100조원을 달성하면서 국민자산증식을 위한 대표적인 간접투자 시장으로 자리매김했다.
ETF 시장은 특히 팬데믹 이후 큰 성장을 보이고 있는데 그 내용을 살펴보면 우리 시장이 질적으로도 한 단계 성장했음을 알 수 있다. 먼저 해외 자산에 투자하는 상품의 순자산총액이 팬데믹 이전에는 10% 수준에 그쳤으나, 최근 25% 수준으로 크게 증가했다. 이는 최근 2~3년간 개인투자자의 해외직접투자 수요 확대에 대응해 다양한 해외형 상품을 출시한 결과로 풀이된다.
또한, 최근 고금리가 지속됨에 따라 금리·채권형 상품에 대한 수요가 크게 증가했고, 반대로 과거에 거래의 대부분을 차지했던 레버리지·인버스 상품에 대한 쏠림현상은 대폭 완화되는 추세다. 어떠한 시장 상황에서도 투자자들이 그 투자목적에 적합한 ETF들을 찾을 수 있도록 우리 시장이 상품의 다양성을 갖추게 된 것이다.
이러한 성장세에도 불구하고 주식시장 대비 ETF 시장 규모는 해외 주요국과 비교하면 여전히 작은 수준이다. 우리 ETF 시장의 성장 가능성이 아직 크며 이를 위해 해결해야 할 과제들이 있다는 뜻이다.
우선, 금융투자소득세가 예정대로 2025년에 시행되면 해외 상장 ETF와 국내 상장 해외형 ETF가 과세면에서 같아지기 때문에 해외 ETF의 수요가 상당 부분 국내로 유입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비해 우리 업계가 투자자들이 필요로 하는 다양한 해외형 상품을 준비할 필요가 있다.
다음으로, ETF의 저비용 구조는 투자기간이 길어질수록 그 빛을 발하기 때문에 ETF를 좀 더 긴 안목으로 투자하는 분위기가 조성돼야 한다. 이를 위해 장기투자에 적합한 ETF 상품이 많아져야 하고 장기투자시 과세 등에 다양한 혜택이 주어져야 할 것이다.
특히, 장기투자가 기본인 퇴직연금의 규모가 해마다 급속도로 확대되고 있으므로 연금운용시 ETF를 활용할 수 있는 다양한 수단이 주어져야 할 것이다. 현재 퇴직연금 계좌에 ETF를 보유할 수 있는 환경은 갖춰져 있으나, 아직도 실제 ETF 편입 비중은 높지 않다. 업계가 저비용의 ETF를 활용하는 EMP 상품을 다양하게 제공하는 동시에 연금가입자의 연령대별로 적합한 ETF 상품군을 제시하는 등 여러 가지 방법이 가능할 것이다.
이러한 모든 노력이 지속된다면 머지 않아 우리 ETF 시장이 글로벌 리더로 선진시장을 선도하리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