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주가 반토막인데…전 회장 주머니에 34억?" DB하이텍 주주소송

김창현 기자
2024.12.05 15:30
임종철 디자인기자 /사진=임종철 디자인기자

DB하이텍 주가가 경영실책, 투자자와 소통부재로 1년새 반토막이 난 가운데 미등기임원으로 있는 창업주가 별다른 이유없이 수십억원에 달하는 급여를 수년째 챙기자 소액주주들이 주주대표소송을 추진한다.

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DB하이텍 소액주주와 경제개혁연대는 김준기 DB그룹 전 회장(창업주)를 포함해 김남호 DB그룹 회장, 조기석 DB하이텍 사장, 양승주 DB하이텍 부사장을 대상으로 주주대표소송을 진행한다. 주주대표소송은 소액주주플랫폼인 액트에서 전자서명을 통해 주식을 위임받아 진행된다. 액트에는 현재 소액주주 1515명, 지분율 5.22%가 모였다.

주주대표소송을 제기한 이유는 김 전 회장이 2020년 7월 장남인 김남호 DB회장에게 그룹을 물려준 뒤 경영일선에서 물러났지만 여전히 DB하이텍에서 수십억원에 달하는 연봉을 받고있기 때문이다.

주주대표소송은 회사가 경영진의 행위로 손해를 입었을때 주주가 회사를 대신해 경영진에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소송이다.

DB하이텍 소액주주는 레거시 반도체 업황 둔화와 AI(인공지능) 일상화로 급변하는 반도체 시장 상황을 고려할때 회사가 임원 급여를 줄이고 새로운 먹거리 창출에 전력을 다하는 등의 비상경영 행보를 보여야한다고 말한다. 단순히 창업주라는 이유만으로 과거 회사 이미지를 실추시킨 김 전 회장이 회사에서 가장 많은 급여를 받는건 방만경영에 가깝다는게 이들의 주장이다.

김 전 회장은 과거 2020년 나이가 일흔을 넘겨 고령인데다 가사도우미 피감독자간음 혐의를 받으며 장남에게 DB그룹 회장직을 넘겼다. 경영일선에서 물러났지만 김 전 회장은 DB하이텍에서 급여를 받아왔다.

공시에 따르면 2021년 김 전 회장은 급여로 18억4500만원을 챙겼다. 2022년에는 31억2500만원을 받았다. 지난해에는 김남호 DB그룹 회장(30억8900만원)보다도 더 많은 34억원을 급여로 받으며 DB하이텍에서 가장 많은 연봉을 받았다.

DB하이텍에서 가장 많은 연봉을 받고 있지만 그 이유는 명확하지 않다. 지난해 DB하이텍의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김 전 회장에게 34억원의 급여 산정기준은 '임원 급여기준에 따른 매월 지급액의 2023년 누적 지급분'이라고만 밝혔다. 회사 내 담당업무도 경영자문으로만 명시돼 있다.

이러한 DB하이텍의 행보가 코리아디스카운트(한국증시저평가) 해소를 위해 시작된 밸류업 프로그램의 취지에 맞지 않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DB하이텍은 지난 8월 밸류업(기업가치제고계획)본공시를 내놓았고, 9월 거래소가 발표한 밸류업지수에도 편입됐다.

밸류업 프로그램의 핵심이 투자자와 소통이지만 DB하이텍은 그간 시장에서 투자자들과 소통을 제대로 하지 않았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올해 상반기에는 투자자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본업과 무관한 계열사를 사들이기도했다.

DB하이텍 소액주주는 "김 전 회장이 과거 형사처벌을 받는 등 회사 이미지를 실추시켰고 경영일선에서 물러나 특별히 하는 일이 없는데도 수십억원씩 연봉을 받아가는 건 말이 되지 않는다"며 "한때 8만원을 넘어섰던 주가가 3만원선까지 빠진 상황에서 회사도 책임있는 모습을 보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DB그룹 관계자는 "김준기 창업회장은 국내 최초로 파운드리 사업에 뛰어들어 수천억원의 사재를 출연하는 등 노력 끝에 회사를 성장시킨 장본인으로, 현재 그룹 총수이자 동일인으로서 지금과 같은 글로벌 반도체 위기상황에서 그 경험과 안목을 바탕으로 회사발전을 이끌고 있는 만큼 고액연봉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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