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가 하루 만에 99% 폭락하며 반년 넘게 거래정지 상태였던 중국 기업이 증시에 화려하게 복귀했다. 사측이 갑작스러운 거래재개를 선언한 당일날 주가가 1212%대 뛰어오른 것이다. 이례적인 급등락세에 현지에서도 "주가가 롤러코스터를 탔다"는 평이 나온다.
홍콩 증권거래소에 상장된 중국 텐루이시멘트(HK:01252)는 지난 9일 갑작스럽게 거래를 재개했다. 사측이 지난 9일 낮 12시43분 자사 주식이 당일 오후 1시부터 거래를 재개한다고 밝혔고, 주식 거래가 시작되자 투자자가 몰리며 전 거래일 대비 1212.50% 상승한 0.63홍콩달러로 마감했다.
10일에도 장이 열리자마자 매수세가 몰렸다. 이날 개장 직후 텐루이시멘트 주가는 28%대까지 상승했다가, 점차 상승 폭을 줄여나가 현지시간 오후 1시50분 기준으로는 전일 대비 4.76% 내린 0.6홍콩달러를 나타낸다. 현 주가는 거래정지 직전의 주가와 비교해 여전히 1100% 높은 수준이다.
텐루이시멘트는 지난 4월9일 주가가 갑작스레 폭락한 종목이다. 당시 주가는 장 마감 15분 전부터 급락해 전일 대비 99.04% 내린 0.048홍콩달러에 마감했다. 이에 따라 시가총액은 전날 기준 147억홍콩달러(약 2조 7000억원)에서 1억4100만홍콩달러(약 258억원)로 급락했다. 이튿날부터 주식 거래마저 정지됐다.
주식 거래가 재개되기까지는 반년이 넘게 걸렸다. 텐루이시멘트가 홍콩 증권거래소가 요구한 재무 보고서를 제때 올리지 않아서다. 지난 10월 말 거래소에서 실적을 공개하지 않으면 상장폐지 절차를 밟을 것이라는 최후통첩을 보내고 나서도 몇 번 일정이 연기됐고, 지난달 29일에야 상반기 실적이 공개됐다.
2000년 설립된 텐루이시멘트는 시멘트와 건축 관련 제품을 생산 및 판매하는 업체다. 중국 시멘트 제조업체 중 매출 규모 9위로 꼽힌다. 텐루이시멘트의 창업자인 리리우파, 리펑옌 부부는 시멘트 산업이 호황기였던 2011년과 2012년 중국 경제잡지 신재부가 선정한 부자 순위에서 허난성 최고의 부자로 꼽히기도 했다.
최근 몇 년 사이에는 사정이 급격하게 나빠졌다. 중국 부동산 위기에 따라 시멘트 산업이 침체기에 접어들어서다.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올해 1~3분기 중국의 일정 규모 이상 기업의 시멘트 생산량은 전년 동기 대비 10.71% 줄었다. 생산 규모는 2010년 이후 최저치였다. 이에 따라 텐루이시멘트도 지난해 상장 이후 첫 연간 적자를 냈다.
실적 악화에 따라 주가가 우하향하고 있기는 했지만 주가가 갑작스레 하락한 이유에 대해서는 의견이 갈린다. 현지에서는 기관 투자자가 지분 조정을 하면서, 몇 년 전 인수합병(M&A)으로 인해 손실을 떠안게 된 사실이 부각되면서 등 추측이 난무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아직도 명확한 이유는 알려지지 않았다.
중국 현지 언론은 텐루이시멘트의 이례적인 급등세를 보도하면서도, 동전주에 대한 투자를 주의해야 한다는 경고의 목소리를 낸다. 중국 경제매체 신랑재경은 "최근 홍콩 증시에서 '요사스러운 주식'이 반복적으로 나타나고 있다"라며 "주당 가격이 낮은 주식들은 반복적으로 투기 행위에 이용되는 모습"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