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정치적 불확실성 속에서도 밸류업 정책을 지속 추진하겠다고 연일 강조하고 있으나, 정책 동력이 약화할 거란 우려가 제기되면서 더불어민주당의 코리아 부스트업 프로젝트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밸류업이 중단되거나 그 취지가 훼손되진 않겠지만, 일부 변화는 불가피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밸류업은 인센티브를 통해 기업이 자율적으로 기업가치제고 활동을 하도록 유도하는 것이 특징이나, 부스트업은 규제와 지배구조 개편에 중점을 뒀다는 점이 가장 큰 차이점으로 꼽힌다.
16일 비상계엄 선포·탄핵 가결 등 정치 상황이 급변하면서 정부가 추진 중인 밸류업 정책이 동력을 잃을 거란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더불어민주당의 부스트업이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실제로 지난 10일 금융감독원이 마련한 글로벌IB(투자은행) 애널리스트 간담회에서 밸류업이 지속적으로 추진될 수 있는지에 대한 외국인 투자자들의 문의가 많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금융당국은 여러차례 밸류업 등 자본시장 선진화를 위한 정부 정책을 일관되게 추진하겠다고 메시지를 내고 있는 상태다.
하지만 밸류업 세제혜택 관련 법안이 국회를 통과하지 못했다. 정부가 연내 목표로 추진했던 가업상속공제 확대, 배당소득 분리과세, 법인세 세액공제 등은 국회의 문턱을 넘지 못하면서 모두 불발됐다. 특히 가업상속공제는 중견기업의 밸류업 참여를 확대할 유인으로 기대가 높았으나, 정책 불확실성에 일부 중견기업은 밸류업 계획을 철회하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는 이야기도 들린다.
이에 야당이 정부·여당에 대응해 발표한 부스트업에 관심이 모인다. 밸류업은 정부가 시행하되, 실제 이행은 기업의 자발적인 움직임에 맡기는 것이 기본 방향이다. 세제혜택과 같은 인센티브를 통해 기업이 주주환원 등 기업가치 제고계획과 활동을 하도록 유도한다.
반면 부스트업은 규제와 지배구조 개편에 중점을 뒀다. 이사의 충실의무를 주주로 확대하는 상법개정을 필두로 독립이사 선임 의무화, 감사 분리선출, 집중투표제 활성화, 전자주총 의무화 등을 골자로 한다.
독립이사 선임 의무화는 사외이사 명칭을 독립이사로 바꾸고 이사 총수의 3분의 1을 독립이사로 채우도록 한 내용이다. 집중투표제는 2인 이상의 이사 선임시 주식 1주당 선임이사의 수만큼 의결권을 부여하는 것을 뜻한다. 1주 1의결권 원칙에 예외를 둬 소수주주도 이사 선임에 대해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한 것이다. 감사위원 분리선출은 주주총회를 통해 감사위원이 되는 이사를 다른 사내외 이사들과 분리해 선임하는 제도다.
증권가에서는 밸류업이 계속 추진될 것으로 예상하나, 부스트업 등 민주당의 입김이 작용하면서 일부 정책 변화가 불가피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밸류업과 부스트업뿐만 아니라 민주당이 최근 언급하고 있는 횡재세, 서민금융 지원 등 정책 기조를 다같이 살펴봐야 한다"며 "(밸류업 수혜주로 꼽힌) 대기업이나 금융주에 부정적인 분위기가 형성될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