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불안" 4000억 붓던 개미들, 등 돌리더니…여기로 피신했다

김창현 기자
2024.12.17 16:52
최근 한주간 개인투자자 순매수 상위 ETF/그래픽=이지혜

국내 증시에서 정치적 불확실성이 커진 탓에 개인투자자의 국내증시 이탈 현상이 가속화되고 있다. ETF(상장지수펀드) 시장에서도 한국 대신 미국관련 상품에 자금이 유입되는 양상이 나타났다.

17일 코스콤 ETF체크에 따르면 최근 한주동안 개인투자자가 가장 많이 사들인 ETF는 TIGER 미국S&P500으로 987억원어치 순매수했다. TIGER 미국배당다우존스(416억원), KODEX 미국S&P500TR(379억원), TIGER 미국나스닥100(301억원) ETF에도 개인투자자가 몰렸다.

이외에도 최근 재평가되고 있는 테슬라 관련 ETF인 ACE 테슬라밸류체인액티브, 올해 들어서만 350% 넘게 오른 미국 AI(인공지능) 보안업체 팔란티어를 주요하게 편입하고 있는 SOL 미국AI소프트웨어도 순매수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코스피200 구성종목에 역으로 2배 베팅하는 KODEX 200선물인버스2X ETF에는 954억원이 몰렸다.

ETF시장 내 개인투자자 순매수 상위권에서 한국 지수를 추종하는 상품을 찾아보기는 어려웠다. 코스피가 연초보다 낮은 수준인 2500선에서 등락을 펼치던 11월말에서 12월초 사이 KODEX 코스닥150레버리지, KODEX 레버리지, KODEX 200 ETF에 개인투자자 자금 4000억원이 몰렸던것과 상반된다.

올해 하반기에 들어서며 국내증시가 낙폭을 키운탓에 저평가됐다는 인식이 있었지만,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3일 계엄령을 선포하며 상황이 반전된 것으로 풀이된다. 국내증시에서 불확실성이 커지자 상대적으로 안전한 것으로 여겨지는 미국관련 상품을 찾아 피신했다.

개인투자자 국내증시 기피현상 고조…지금이 기회

다만 전문가들은 국내증시에서 과매도 양상이 펼쳐지고 있다며 현재 수준에서는 국내 관련 상품에 다시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지난 주말 탄핵소추안이 국회에서 가결되며 정치적 불확실성이 일단락됐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하나증권은 탄핵 과정에서 MSCI(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 달러 환산 한국 지수는 연중 고점 대비 26%나 하락했다며 낙폭이 과했다는 점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기준금리 인하가 유효하다는 점을 종합하면 코스피가 2600까지 회복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과거 노무현 정부와 박근혜 정부 당시 탄핵소추안이 국회를 통과한 뒤 코스피는 짧게는 1개월 길게는 3개월까지 상승세를 이어가기도 했다. 윤석열 대통령의 계엄령 선포 이후 단기적으로는 외국인을 중심으로 국내증시에서 강한 자금유출이 있기도 했지만, 국면이 다소 진정되자 순매수세로 돌아섰다. 지난 한주동안 외국인투자자는 473억원어치 순매수했다.

박수민 신한자산운용 ETF상품전략팀장은 "2016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소추안 가결 후 코스피 지수는 반등하는 모습을 보였다"며 "블룸버그와 골드만삭스도 탄핵 소추안 가결에 따라 한국 시장의 불확실성이 줄어들 것으로 분석했다"고 말했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밸류에이션 측면을 고려한다면 국내 ETF에 다시 접근하는 방식도 유효하다며 단기적으로는 금융주, 조선, 방산과 같은 실적모멘텀이 있는 ETF 상품을 포트폴리오에 담아볼 것을 권했다. 전날 리밸런싱(종목변경)으로 시장에서 긍정적인 반응을 받은 밸류업 ETF도 투심이 개선될 여지가 있다.

코스피와 코스닥도 많이 하락한 만큼 중장기적으로는 코스피200 또는 코스닥150 지수를 추종하는 ETF도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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