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의 미래, 디지털 자산에 있다" 한국에 기대 건 파이어블록스

박수현 기자
2025.02.05 05:00

[인터뷰]이은진 파이어블록스 코리아 리드

이은진 파이어블록스 코리아 리드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금융시장에서 디지털 자산의 존재감이 커지면서 운용과 보관 기술에 대한 중요도도 높아졌다. 증권사, 자산운용사, 은행 등 이른바 '전통 금융기관'의 참여는 점점 늘지만 이들이 개별적인 기술과 인프라를 갖추기는 쉽지 않고, 그 틈을 파고든 가상자산 탈취 범죄가 끊이지 않아서다. 북한의 해킹그룹이 지난 한 해 탈취한 가상자산 규모만 2조원을 넘는다.

파이어블록스는 고객이 위협에서 벗어나 디지털 자산을 안전하게 관리하고 블록체인 기술을 도입할 수 있도록 돕는 테크 기업이다. BNY(뱅크오브뉴욕)멜론, BNP 파리바, ANZ(호주뉴질랜드은행) 등을 고객사로 뒀다. 세계 각국 은행, 가상자산 거래소, 커스터디 업체 등 2000여개 기업과 협업하는 파이어블록스의 이은진 코리아 리드를 지난달 24일 머니투데이 본사에서 만났다.

전통 금융 시스템과 블록체인의 결합…비트코인 현물 ETF 공동 연구도
파이어블록스(Fireblocks)는.../그래픽=이지혜

이은진 리드는 파이어블록스를 "세계에서 가장 신뢰받는 디지털 자산 인프라를 제공하는 기업"으로 소개했다. 그는 "디지털 자산에 대한 기관 참여가 심화되며 기술적 요구가 보안, 통합, 확장성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다"라며 "업계에서 가장 안전하고 넓은 확장성을 가진 플랫폼으로 고객의 커스터디, 토큰화, 결제, 정산 및 거래 운영을 간소화하며 혁신을 이끌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 리드는 글로벌 투자은행 골드만삭스와 바클레이즈 등 전통 금융권에서 15년간 경력을 쌓았다. 2021년 싱가포르 통화청에서 주최한 글로벌 CBDC(중앙은행 디지털화폐) 챌린지에 은행권 관계자로 참여한 경험을 통해 디지털 시장의 가능성을 엿봤다. 이 리드는 "금융의 미래가 디지털 자산에 있다는 확신을 가지고 가상자산 업계에 뛰어들었다"고 했다. 파이어블록스에는 2023년부터 합류했다.

이 리드의 예상처럼 전통 금융기관과 디지털 자산의 경계는 점점 흐려진다. 미국에서는 지난해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가 허용되며 기관의 가상자산 시장 참여가 늘었고, 디파이와 전통 금융의 연결고리로 여겨지는 '스테이블코인'의 사용도 크게 늘었다. 비트코인을 미국의 전략자산으로 삼는다고 발언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하며 가상자산 규제 완화에 대한 기대감도 커졌다.

파이어블록스도 전통 금융과 블록체인 기술의 결합을 앞당기고 있다. 이 리드는 "파이어블록스는 90개 이상의 블록체인을 지원하고, 2억5000만개 이상의 디지털 지갑을 안전하게 보호하고, 10개 이상의 스테이블 코인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50개 이상의 글로벌 은행과 함께 스테이블 코인 및 토큰화된 예금 솔루션을 개발하기 위해 논의 중"이라고 했다.

한국에서는 신한투자증권, NH농협은행, 카이아 등과 협력 중이다. 특히 신한투자증권과는 지난달 23일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 개발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공동 연구 프로젝트를 진행하기로 했다. 각자의 전문성을 결합해 국내 자본시장에 적합한 사업 구조를 설계하고 기존 시스템과 연동할 수 있는 방안을 도출해낸다는 계획이다.

한국, 블록체인 기술 확산 잠재력 큰 시장…규제 명확성 높여야

이 리드는 한국에 대해 "블록체인 기술이 확산될 잠재력이 큰 시장"이라고 평했다. 그는 "기업은 새로운 기술 수용에 열려있고, 국민들은 가상자산에 친숙한 특성을 가졌다. 규제 명확성이 부족하다는 점이 가장 큰 걸림돌인데, 글로벌 트렌드를 반영한 규제 환경이 조성되면 블록체인 기술과 가상자산 산업이 더욱 안정적으로 발전할 것"이라고 했다.

금융당국이 법인의 가상자산 실명계좌 발급을 단계적으로 허용하겠다고 언급한 점은 긍정적인 변화라는 평이다. 파이어블록스 측은 "화폐, 펀드, 증권의 토큰화는 금융 혁신의 필수적인 단계"라며 "법인의 가상자산 실명계좌의 단계적 허용 움직임은 가상자산이 주류 금융 시스템으로 편입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인정한 것으로 볼 수 있어 긍정적인 발전"이라고 밝혔다.

이 리드는 올해 한국 시장에 기대를 걸고 있다며 "파이어블록스는 기관 투자자와 기업의 웹 3.0 산업에 대한 규제가 명확해지면 한국 기업을 위한 현지화 전략을 구축할 계획이다. 한국 기업과 만나 요구 사항을 더 깊이 이해하고, 성장하는 사업을 지원하고자 한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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