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지난달 스테이블코인 규제 법안을 담은 지니어스법(GENIUS)를 통과시킨 이후 일본, 중국 등에서 각각 엔화, 위안화와 연동되는 스테이블코인 발행을 위해 움직이고 있다.
25일 가상자산업계 등에 따르면 일본 금융청은 이달 중 엔화 표시 스테이블코인 발행을 승인할 계획이다. 지난 17일 니혼게아지신문은 일본 금융청이 핀테크 기업 'JYPC'를 자금이동업에 등록해 법정통화와 가치가 연동되는 엔화 표시 스테이블코인 발행을 승인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새롭게 발행될 스테이블코인의 명칭은 'JPYC'로, '1JPYC=1엔'의 가치가 유지되도록 예금과 국채 등 유동성이 높은 자산을 담보로 보유한다. JYPC는 앞으로 3년간 1조엔(9조3975억원) 규모를 발행하겠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일본에서 엔화 스테이블코인 발행이 속도를 낼 수 있었던 배경으로 수년전부터 일본이 '웹3 산업' 지원에 앞장서왔던 점을 꼽는다. 웹3산업은 블록체인에 기반한 분산형(탈중앙화) 인터넷 기술과 관련된 산업을 말한다.
2023년 일본의 최대 가상자산 블록체인 관련 행사에서는 기시다 후미오 당시 총리가 직접 축사에 나서기도 했다. 일본은 2023년 6월부터 개정된 자금결제법을 시행했는데, 당시 법에서 단일 법정화폐 연동 스테이블코인을 '전자결제 수단'으로 규정했다. 발행 주체를 은행·신탁회사·자금이동업자 등으로 한정했다.
박혜진 서강대 AI⋅디지털자산 최고위과정 교수는 "일본은 (2023년 당시) 범정부 차원에서 웹3 백서를 발간하고 모바일 시대에 (기존의) 시스템을 답습해서는 안된다는 기조가 강했다"며 "법 개정이라든지 규제 등 의견 합치 단계가 한국보다 앞섰기 때문에 실제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속도가 빠를 수 있는 환경"이라고 했다.
규제가 빠르게 정비된 점이 향후 사업 속도에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가상자산을 분석하는 한 애널리스트는 "일본의 문화나 산업 여건상 스테이블코인을 활용한 결제수단, 디지털 자산 관련 기업·프로젝트 활성화 자체는 다른 국가에 비해 빠른 편은 아니었다"며 "(엔화 스테이블코인 발행 등) 법제화에 속도를 내며 대외적으로 디지털자산에 지원하겠다는 걸 내보이는 입장으로 보인다"고 했다.
암호화폐에 부정적인 중국도 입장을 바꾸는 모습이다. 위안화 점유율 위협에 중국도 자국 화폐인 위안화를 기반으로 한 스테이블코인을 허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국제 결제 플랫폼 SWIFT에 따르면 위안화의 글로벌 결제 통화 점유율은 6월에 2.88%로 떨어져 2년 만에 최저치를 보였다.
지난 20일(현지 시각) 로이터 등 외신은 이달 말 열리는 중국 최도 지도부 학습회의에서 위안화 국제화와 스테이블코인이 다뤄진다고 보도했다. 오는 31일 예정된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에서도 위안화 사용 확대와 위안화 기반 스테이블코인 허용 등이 논의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SCO는 중국, 러시아가 주도하는 정치·경제·안보 협의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