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채 발행 기업 300여 곳이 상반기 80조원 가까운 당기순이익을 낸 것으로 집계됐지만 실제는 극소수 기업들이 전체 이익 규모를 끌어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AA0 등급 기업의 경우 올해 상반기 당기순이익의 72%를 SK하이닉스가 단독으로 달성했다. 조달금리 기준인 신용도가 동일한 구간임에도 기업 실적이 양극화하면서 옥석 가리기가 필요해 보인다.
1일 신한투자증권, 퀀트와이즈 등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회사채 발행 기업 300곳의 당기순이익 합계는 78조983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1.4% 증가했다.
하지만 당기순이익이 감소한 기업이 171개로 증가한 기업(129개)보다 많았다. 그럼에도 순이익이 늘어난 것은 특정 기업의 이익이 두드러지게 늘었기 때문이다. AA+ 등급은 올해 상반기 당기순이익이 10조5463억원으로 37.7% 증가했는데 여기서 SK의 순익이 4조5676억원으로 43.3%를 차지했다. SK를 제외하면 AA+ 등급은 순익이 7.7% 감소했다.
AA0 등급은 21조164억원으로 52.0% 증가했지만 여기에는 순익이 150.2% 급증한 SK하이닉스(15조1044억원)의 실적이 포함돼 있다. SK하이닉스를 제외하면 24.1% 감소했다. SK하이닉스는 AA0 등급 전체 순익의 71.9%를 차지했다. AAA 등급 기업들의 당기순이익은 26조5610억원으로 전년 동기(27조4949억원) 대비 3.4% 감소했다.
A+ 등급은 5조8124억원으로 48.2% 증가했는데, 한화와 한화에너지가 1조3544억원 흑자 전환한 영향이 컸다. 한화와 한화에너지를 제외하면 8.9% 증가에 그쳤다. BBB+ 등급에선 한화오션이 3642억원으로 1443.2% 증가했다. 한화오션을 제외한 BBB+ 등급은 57.5% 감소했다. BBB+는 한화오션을 합쳐도 1조20억원으로 34.2% 순익이 줄어들었다.
BBB0 등급의 효성화학은 4765억원 흑자 전환했지만 효성화학 외에는 65.8% 감소했다. BBB0 등급 전체는 효성화학 효과로 인해 5218억원으로 흑자 전환했다.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오전장 최종호가 기준 3년 만기 AA- 등급 회사채 수익률(금리)은 3.133%로 연초 대비 15.1bp(1Bbp=0.01%포인트) 하락했다. 동일 만기 BBB- 등급은 8.983%로 7.1bp 하락했다. AA-등급이 보다 저금리임에도 BBB-보다 두 배 높은 낙폭을 보인 것으로 우량 기업 선호가 강했던 것이다. 국채 3년물은 2.729%로 연초 대비 13.3bp 상승한 상태다.
김상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일부 기업이 등급 전체 실적을 견인하는 등급 내 양극화에 주의 필요가 있다"라며 "A급도 순이익 감소 기업 수가 더 많아 선별 투자할 필요가 있다"라고 했다.
회사채 시장은 증권사들의 사업 확장에 따라 유동성이 늘어날 가능성이 제기된다. 금융 당국은 키움, 삼성, 신한, 메리츠 하나증권 등에 대한 종합금융투자사업자(종투사) 지정 및 발행어음 사업 인가를 심사하고 있다. 5개 증권사가 발행어음 인가를 받으면 최대 60조원 이상 조달이 가능하다. 정부는 2028년까지 단계적으로 발행어음 운용자산의 50%는 기업금융(현행과 동일)에 투자하도록 하는 한편 모험자본에 대한 투자 비중을 25%로 높일 계획(현행 0%)이다. 이는 A급 이하 회사채 시장 수요에 기여할 전망이다. 김 연구원은 "잔존한 실적 우려에도 A급은 전반적 신용 스프레드(금리 격차)가 축소될 전망"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