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인 폭락장 분통 터지는데…수백억 쏟아부어 가격 올리고 '먹튀'

방윤영 기자
2025.11.05 16:59
혐의자 시세조종 행위 반복 이후 차트 변화(예시) /사진=금융위원회

수백억원 규모의 자금을 투입해 고가 매수를 반복한 뒤 목표가격까지 오르면 내다 파는 등 가상자산 시세조종 혐의자가 무더기로 적발됐다.

금융위원회는 5일 제19차 정례회의를 열고 가상자산 시제조종 사건 2건에 대한 혐의자들을 수사기관에 고발했다고 밝혔다.

첫째 사례는 가상자산 투자를 전문으로 하는 A씨가 미리 정한 목표까지 가격을 끌어올리기 위해 자기 돈 수백억원을 넣어 고가매수를 반복한 시세조종 사건이다.

금융위에 따르면 A씨는 우선 가상자산을 수십억원 규모로 사들인 뒤 매수가격보다 더 높은 가격에 매도주문을 걸어놓고 시세가 목표가격까지 도달하도록 수백억원을 동원해 고가매수 주문을 반복한 혐의다. A씨는 이런 시세조종을 수차례 반복해 수십억원을 벌어들인 것으로 조사됐다.

둘째 사례는 자동매매 프로그램(API)을 활용해 매수·매도를 반복하면서 거래량을 부풀리는 방식으로 시세조종한 건이다. B씨 일당은 API를 이용해 매수와 매도를 반복한 혐의를 받는다. 매매는 1초당 수차례, 수십분 동안 이뤄졌다. B씨 일당은 이후 가격이 상승하면 신속히 보유물량을 처분하는 방식으로 수억원 규모의 부당이득을 얻었다.

B씨 등이 이같은 방식을 사용한 건 거래량을 부풀려 일반 투자자들이 봤을 때 시세가 상승하는 듯한 착각을 일으키도록 하기 위해서다. 특히 가상자산거래소 홈페이지나 앱 화면에서 가격변동 표시가 더 자주 나타날 수록 일반 투자자들의 거래를 유인할 수 있다는 점을 노렸다.

가상자산거래소에서는 가격이 변할 때마다 현재가의 테두리 색상이 붉은색(가격상승시) 혹은 파란색(가격 하락시), 검은색(변동 없음) 등으로 표기된다. 현재가 테두리 선이 가격 변동에 따라 반짝거리는 시각효과를 이용해 일반 투자자들을 유인하는 방식이다. 현재가 테두리 색깔이 빨간색으로 더 자주 반짝일수록 일반 투자자들의 눈을 끌 수 있는 셈이다.

가상자산거래소 홈페이지·앱 내 현재가 변동시 시각효과(예시) /사진=금융위원회

고개매수 주문, API 주문 등으로 인위적으로 매수세를 유도하거나 시세를 변동시키는 행위는 모두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 위반으로 불공정행위에 해당한다. 1년 이상 유기징역 또는 벌금을 받을 수 있고 위반행위로 얻은 이익에 2배에 해당하는 과징금도 부과받을 수 있다. 금융당국은 수사기관의 수사 진행상황에 따라 추후 혐의자들에 대해 과징금 부과 여부를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유동성이 낮은 가상자산 가격이 특별한 이유 없이 상승하거나 거래량이 증가하는 경우에는 급락할 가능성이 있으므로 유의해야 한다"며 "금융당국은 가상자산 시장의 불공정거래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건전한 시장질서를 위해 엄중 조사·조치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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