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투자자와 기관투자자 선호 종목에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시가총액 1위 종목 중심에서 벗어나 종목과 업종을 다변화하는 양상이다.
16일 거래소에 따르면 이달들어 외국인투자자와 기관투자자는 국내 증시에서 각각 2조3965억원, 1조9998억원 순매수했다. 코스피가 지난달 장중 4226.75까지 오르며 신고가를 경신한 이후 상승폭을 반납하는 등 변동성이 확대되고 있지만 우호적인 거시경제 여건을 바탕으로 추가 상승에 베팅한 것으로 풀이된다.
외국인투자자와 기관투자자 순매수 1위 종목은 삼성전자에서 SK하이닉스와 현대차로 바뀌었다. 지난 1일부터 5일까지 외국인투자자와 기관투자자는 삼성전자를 각각 9935억원, 5165억원 가량 순매수했지만 이후 지난 15일까지 8520억원, 3690억원 순매도했다. 이 기간 순매수 1위 자리는 삼성전자를 대신해 외국인은 SK하이닉스, 기관은 현대차가 차지했다.
외국인투자자가 SK하이닉스를 택한건 상대적 상승 여력이 SK하이닉스가 더 높기 때문이라고 증권가에서는 분석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모두 슈퍼 메모리 사이클에 힘입어 올해 4분기 호실적이 예상되나 최근 오라클과 브로드컴 실적 발표 과정에서 AI 버블 우려가 제기되며 주가 조정이 나타났다. 삼성전자는 고점 대비 7% 하락했지만 SK하이닉스는 14% 하락해 낙폭이 더 컸다.
기관투자자가 이달 들어 가장 많이 순매수한 종목이자 외국인투자자가 두번째로 많이 사들인 현대차는 올해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관세 여파로 주가가 부진을 이어간 바 있다. 그러나 원/달러 환율 강세 흐름이 계속되고 이달 들어 미국 정부가 한국산 자동차 관세를 무역 합의에 따라 25%에서 15%로 인하한다고 밝히며 지난 8일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
증권가에서 제시한 올해 현대차 영업이익 추정치는 12조6356억원으로 2년 연속 감소할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피지컬 AI 관련 가치가 주가에 반영되지 않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신한투자증권은 자율주행과 로봇에서 가장 보수적 입장을 취하고 있는 도요타 PER(주가수익비율)이 10~11배 수준이라는 점에서 재평가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현재 현대차 PER은 7배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
기관투자자는 현대차 계열사인 현대모비스도 2537억원 순매수했다. 현대모비스는 현대차가 로봇사업에 본격적으로 진출할 경우 현대모비스가 로봇 사업에 핵심적 기술인 액추에이터를 담당할 것이란 분석이 제기되며 투자자들 사이에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다올투자증권은 이날 현대모비스가 내년 배당성향 확대 가능성도 존재한다며 목표주가를 42만원에서 47만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전력주들도 여전히 주목을 받고있다. 외국인투자자는 HD현대일렉트릭과 효성중공업을 각각 1508억원, 1375억원 사들였다. KB증권, 교보증권, SK증권 등은 북미 시장에서 고압변압기 공급 부족 현상이 계속되고 있다며 HD현대일렉트릭이 1주에 100만원선에서 거래되는 황제주 등극 가능성을 언급하고 있다.
효성중공업은 미국 멤피스에 공장을 증설하며 고압변압기 공급 부족 현상에 대응하고 있다. 이민재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유틸리티 중장기 수요 전망과 설비투자 모두 증가하고 있다"며 "멤피스 공장 투자로 미국 매출 비중은 2027년 30% 이상 기록할 것으로 전망한다. 목표주가를 300만원에서 310만원으로 올린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