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외국인이 최근 국내 증시에서 5거래일 연속 순매도하며 국내 증시 전반에서 차익실현에 나섰지만, 로봇·전력인프라 등 일부 업종에서는 순매수가 일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증권업계는 이같은 현상을 외국인의 한국 증시 이탈이라기보다 반도체 중심 포트폴리오를 차세대 주도주로 이동하는 리밸런싱(자산 재배분) 성격이라고 보고 있다.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지난 7일부터 13일까지 5거래일 연속 순매도 중이다. 순매도 규모는 24조1418억원이다. 해당 기간 약 350개 종목은 순매수를, 약 520개 종목은 순매도를 나타내며 매도 우위 흐름을 보였다.
외국인 순매도 상위 4종목은 시가총액 4위와 일치한다. 같은 기간 외국인 순매도 1위 종목은 삼성전자(284,000원 ▲5,000 +1.79%)(11조3892억원), 2위는 SK하이닉스(1,976,000원 ▲141,000 +7.68%)(10조56억원)이다. 3위는 삼성전자우(189,100원 ▲2,100 +1.12%)(1조226억원), 4위는 SK스퀘어(1,190,000원 ▲64,000 +5.68%)(6633억원)다. 특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두 종목에서만 21조원이 넘는 순매도가 발생했다. 외국인 순매도의 대부분이 이 두 종목에서 일어난 것이다.
반대로 일부 종목에서는 자금이 몰렸다. 외국인 순매수 1위는 두산로보틱스(102,600원 ▲1,400 +1.38%)로 외국인은 해당 기간 2866억원어치를 사들였다. 2위는 대한전선(65,400원 ▼1,800 -2.68%)(1801억원), 3위는 삼성SDI(634,000원 ▲5,000 +0.79%)(1481억원), 4위는 POSCO홀딩스(478,500원 ▼500 -0.1%)(1312억원), 5위는 현대건설(160,700원 ▲4,700 +3.01%)(1145억원)였다. 이밖에도 현대차(710,000원 ▲64,000 +9.91%)(1142억원), 기아(179,500원 ▲11,200 +6.65%)(878억원), 산일전기(302,500원 ▼9,500 -3.04%)(841억원), SK텔레콤(105,800원 ▲2,400 +2.32%)(841억원), 삼성화재(498,000원 ▼7,000 -1.39%)(831억원), LG전자(191,400원 ▲6,500 +3.52%)이(706억원) 등이 외국인 순매수 상위권에 이름 올렸다. 외국인 순매수에 힘입어 이날 삼성전기와 현대차는 신고가를 경신했다. LG전자와 SK텔레콤도 지난 12일 역대 최고가를 갈아치웠다.
특히 로봇과 전력 인프라 관련주에 외국인 매수세가 집중됐다. 최근 피지컬 AI(인공지능) 산업 확대 기대감이 커지면서 두산로보틱스, 현대차, LG전자 등으로 투자 심리가 확산되는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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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력 인프라 역시 AI 데이터센터 확산에 따른 전력 수요와 글로벌 전력망 교체 기대가 맞물려 수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대한전선, 산일전기, SK텔레콤 등에 모인 외국인 매수세가 이를 보여준다.
증권가에서는 이번 외국인 매도가 단순한 한국인 증시 이탈로 보기 어렵다고 분석한다. 반도체 대형주에서 차익 실현을 하는 동시에 다음 주도주로 자금을 재배치하고 있다는 해석이다.
대신증권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이후 외국인은 코스피에서 누적 80조원을 순매도했으나, 같은 기간 외국인의 시가총액 기준 코스피 지분율은 31%에서 38%로 오히려 상승했다. 외국인 순매도의 외국인 지분율 하락 효과는 1.5%p(포인트)인 반면, 보유 종목의 가격 상승이 지분율에 더한 기여도는 9%p였다. 결과적으로 외국인 지분율이 7.5%p 상승한 것이다.
권 연구원은 "외국인을 하나의 주체로 단순화해 환산하면, 보유한 코스피 포트폴리오의 1년 평가수익률은 273%로 같은 기간 코스피 지수 상승률 193%를 크게 상회한다"며 "특히, 삼성전자(284,000원 ▲5,000 +1.79%)와 SK하이닉스(1,976,000원 ▲141,000 +7.68%) 두 종목이 코스피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48.4%지만 외국인 보유 잔고 기준으로는 63.8%에 달한다"며 "무게 중심이 대형 반도체에 쏠려 있고 해당 종목의 주가가 크게 상승한 만큼, 2년 전 대비 적은 주식을 리밸런싱·차익실현해도 절대 금액으로는 큰 순매도가 나타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권 연구원은 "외국인 통합계좌에 따른 접근성 확대 효과도 있어 중기적으로는 약 230억달러(약 30조원) 규모의 신규 자금 유입 여지가 있다"며 "단기적으로는 리밸런싱·차익실현에 따른 매도 압력이, 중기적으로는 접근성 확대에 따른 신규 자금 유입 가능성이 공존하는 구간으로 평가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