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질타 받고도…전 임원 회사에 15억 투자한 다원시스, 또 논란

박기영 기자
2025.12.18 16:29
다원시스의 박선순 대표. /사진=뉴스1

지하철 납품 지연으로 이재명 대통령으로부터 "정부 기관이 사기를 당했다는 생각이 든다"는 이례적인 질타를 받은 다원시스가 철도 사업 정상화와 무관한 투자에 나서 논란이 일고 있다. 박선순 대표가 국회에 출석해 "자산을 매각해서라도 납품 기한을 맞추겠다"고 읍소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벌어진 일이라 '도덕적 해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1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다원시스는 코넥스 상장사 에이엠시지가 진행하는 15억원 규모의 제3자 배정 기명식 상환전환우선주 유상증자에 참여하기로 결정했다.

문제는 투자의 시점과 대상이다. 에이엠시지는 서상구 전 다원시스 사장이 최대주주로 있는 기업으로 심장 자기 신호 측정 진단기기, 범용 전동식 진료대 등을 만드는 의료기기 업체다. 현재 납품 지연으로 비상 상황인 '철도 사업'과는 전혀 무관한 분야다.

앞서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12일 국토교통부 업무보고 자리에서 다원시스 사태를 콕 집어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이 대통령은 "열차 납품이 지연되고 있음에도 계약금의 절반 이상을 선급금으로 지급했다"며 "업체는 그 돈으로 사옥을 짓는 등 딴짓을 하고 있다. 정부가 사기를 당한 것 아니냐"고 질타했다.

실제로 다원시스는 2018년부터 코레일과 총 6720억원 규모(358칸)의 ITX-마음 공급 계약을 체결했으나, 이 중 210칸의 납품을 2년 넘게 지체하고 있다. 이 와중에 500억원을 들여 신사옥을 짓는 등 방만 경영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이에 박선순 대표는 국정감사 증인으로 출석해 "자금 조달과 주요 자산, 계열사 매각 등을 통해 2027년 6월까지 반드시 납품을 완료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하지만 약속과 달리 자금난을 호소하던 회사가 전 임원 지원 성격이 짙은 '비주력 투자'를 단행하면서, 경영진의 상황 인식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내부 통제 부실 문제도 도마 위에 올랐다. 지난 3월에는 다원시스 철도사업부 팀장 A씨가 납품 업체 선정 대가로 8000여만원을 받은 혐의(배임수재)로 처벌받았다. 해당 납품 건은 열차 내부용 주요 기자재와 관련된 것으로 알려져 열차의 품질 안전성마저 우려되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다원시스 관계자는 "각 사업은 재무적으로 분리 운영되고 있으며, 이번 투자는 내부 심의와 이사회 절차를 거쳐 적법하게 집행됐다"고 해명했다. 직원 비리 문제에 대해서는 "할 말이 없다"며 즉답을 피했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