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 상승세가 코스닥으로 옮겨가고 있다. 이른바 '큰손' 외국인 투자자와 기관투자자 관심이 더해지면서 26일 매수 사이드카까지 발동됐다. 정부와 여당도 코스피 5000 달성 이후 시선을 코스닥으로 돌리고 있어 사상 최초 3000지수가 가능할지 주목된다.
26일 한국거래소(KRX)에 따르면, 코스닥에서 기관투자자들은 지난 16일부터 23일까지 약 4500억원을 순매수했다. 외국인 투자자들의 순매수 금액도 1000억원가량이다.
코스닥은 외국인 유입에 의해 좌우되는 코스피와 달리 전통적으로 국내 개인투자자들이 받쳐주는 시장이다.
실제로 지난해 12월1일부터 최근(1월23일)까지 개인투자자들은 2조2000억원이 넘게 코스닥에서 순매수했다. 반면 외국인들은 같은 기간 1000억원가량 순매도했다.
그러나 최근 1주일간은 코스닥 시장에 외국인은 물론이고 기관투자자들까지 코스닥 사자에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26일 하루 동안에만 코스닥에서 외국인은 약 4300억원, 기관은 약 2조6000원을 순매수했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보유한 코스닥 주식 시가총액도 사상 최대 규모다. 23일 기준 53조9110억원으로 54조원에 육박한다. 26일 외국인들이 코스닥에서 대거 순매수에 나섰던 만큼 외국인 사상 최대 시총 규모가 다시 갱신됐을 가능성이 높다.
시장의 관심은 코스닥 상승세가 언제 어디까지 이어질 수 있을지 여부로 쏠린다. 특히, 정부와 여당이 나서 코스닥 3000시대를 제안하고 있다는 점을 주목한다.
이재명 대통령이 대통령 후보 시절 내세웠던 코스피 5000 달성 이후 지난 22일 더불어민주당 '코스피 5000 특별위원회'는 다음 목표를 코스닥 3000으로 제시했다.
AI(인공지능)·우주·에너지 등 핵심 기술기업의 IPO(기업공개) 활성화, 토큰증권(STO)과 스테이블코인 등 디지털 자산을 활용한 코스닥 시장 활성화 방안 등이 거론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재원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피 5000 달성 이후 정부가 코스닥 3000시대를 열겠다며 구체적 정책 의지를 표명했다"며 "스테이블코인 관련주가 상승하고, 멈추지 않는 로봇 기대감에 배터리 필요성도 각광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코스닥 3000에 도달하려면 상장사들의 밸류에이션(기업가치)이 이를 견딜 수 있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된다. 이경민 대신증권 채권·외환·상품(FICC) 리서치부 부장은 "코스닥 밸류에이션이 지수를 받쳐줄 수 있을지가 문제"라며 "코스피와 비교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자본시장 분석시스템 퀀티와이즈를 보면 밸류에이션 평가 지표로 여겨지는 선행 PER이 최근 코스피는 10.6배, 코스닥은 24.2배가량으로 집계된다. PER 10배 이하면 밸류에이션 저평가, PER 10배 이상이면 고평가로 해석되곤 한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이익이 제대로 안 나는 좀비기업들이 코스닥에는 너무 많다"며 "정부와 한국거래소가 이들에 대한 퇴출 의지를 보인만큼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