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미국 공적자금도 MBK6호 펀드에 최소 1.2조 출자 약정

김지훈 기자
2026.01.28 15:56

중간선거 앞두고 제2 쿠팡 될까…사모펀드 규제 대항력 수단 관측도

MBK파트너스 6호 펀드에 출자 약정한 주요 미국 연기금/그래픽=윤선정

미국 공적자금이 MBK파트너스의 인수합병(M&A) 핵심 자금원인 MBK파트너스 6호 펀드에 최소 1조2000여억원을 출자하는 것으로 28일 확인됐다. 고려아연 인수 등에 투입되고 있는 MBK파트너스 6호 펀드에서 미국 공적자금의 구체적인 비중·목록이 확인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중간선거를 앞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국내 사모펀드 등에 대한 규제 대항력을 행사하는 레버리지(지렛대)로 활용될지 주목된다.

28일 IB(투자은행)업계와 미국 연기금 공시문건 등에 따르면 미국계 공적자금이 MBK파트너스에 출자를 약정한 자금 규모는 9억6500만달러 규모로 추산된다.

일례로 미국 최대 연기금인 캘퍼스(캘리포니아 공무원연금·CalPERS) 공시에 따르면 캘퍼스는 2024 빈티지(Vintage·투자 개시연도)로 MBK 6호에 2억5000만달러 출자를 약정했다. 2025년 3월 말 기준으론 약정액의 약 20%인 4950만달러를 집행했다. 이에 따른 장부상 평가손익(집행액-평가액)은 962만달러 순손실이었다. 수익 회수 전 관리보수 등 비용 지출 구간으로 보인다.

캘퍼스는 주주행동주의의 원조로 평가 받는 연기금이다.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가이드라인을 중시해 출자의 사회적 의의에도 초점을 맞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밖에도 △뉴욕주 교직원연금(NYSTRS·2억달러) △캘리포니아 교직원연금(CalSTRS·1억2500만달러) △인디애나주 공적연금(INPRS·1억2000만달러) △플로리다주 공적기금(Florida SBA·1억달러) △뉴욕주 공적연금(NYSCRF·1억달러) △LA 시 공무원연금(LACERS·4000만달러) △일리노이 주립대 교직원 퇴직연금(SURS·3000만달러) 등이 출자(공동 투자 포함) 약정 기관에 포함됐다.

최호정 서울시의회 의장(맨오른쪽부터), 오세훈 서울시장,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과 부인 박경아씨가 4일 서울 서대문구 북가좌동에서 열린 서울시립 김병주도서관 착공식에서 착공 기념 퍼포먼스를 갖고 있다. 서울시립 김병주 도서관은 건립비용 중 절반에 달하는 총 300억원을 기부한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의 이름으로 명명됐다. 이번에 첫 삽을 뜨는 김병주 도서관은 서대문구 북가좌동(3486㎡)에 지하 1층~지상 5층, 연면적 9109㎡ 규모로 건축된다. 총 사업비는 675억원이다 /사진=임한별(머니S)

달리 보면 MBK파트너스의 M&A 활동을 미국 교직원, 소방관, 경찰, 교도 등 공공부문 은퇴 자금들이 뒷받침하고 있는 셈이다. 수익성 뿐 아니라 투자 활동의 사회적 가치를 중시하는 기관들이어서 MBK파트너스가 운용 차원에서 역량을 인정받았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MBK파트너스 6호 펀드는 2023년 말 1차 클로징을 시작으로 출범해, 지난해 11월 기준 총 55억 달러(약 8조 원) 규모의 출자 약정을 완료한 상태다. MBK파트너스는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에서 NH투자증권으로부터 대출 받은 1조원을 6호 블라인드펀드에서 캐피탈콜(출자 요청)해서 상환하는 등 6호 펀드를 M&A 자금원으로 활용해 왔다.

자본시장에서는 미국 연기금이 한국 사모펀드 규제 등에 대한 미국 측의 대항 수단이 될 가능성도 거론된다. 미국이 중간선거를 올해 11월 치를 예정이어서 미국 트럼프 행정부나 정치권이 연기금 자금을 국익 실현 차원에서 쟁점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미국계 지분은 실제로 자본시장에서 미국 정치권과 연계해 국내 규제 강화 등에 대응하는 창구로 사용됐다.

(다보스 로이터=뉴스1) 김지완 기자 = 21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 연례총회(다보스포럼)에 참석해 뵈르게 브렌데 WEF 최고경영자(CEO)와 대담을 하고 있다. 2026.01.21 ⓒ 로이터=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다보스 로이터=뉴스1) 김지완 기자

일례로 미국 여당인 공화당이 주도하는 미 하원 법사위원회(위원장 짐 조던 공화당 의원)는 27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한국에 대한 관세 인상 예고를 지목하며 "쿠팡 같은 미국 기업을 부당하게 표적으로 삼으면 이런 일이 벌어진다"고 말했다. 이같은 미국 정치권 행보는 쿠팡 해킹사건에 대한 조사는 물론 한국의 정보통신망법 개정 등 규제 강화에 대한 대응 메시지란 해석이 제기된다. 미국 쿠팡 투자사들은 한국 정부의 조사를 문제 삼으며 국제투자분쟁(ISDS) 중재의향서를 제출한 상태다.

이효섭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블랙록 CIO(최고투자책임자·릭 리더 글로벌 채권 최고투자책임자)가 차기 연준 의장 후보로 거론되는 상황에서 (자본시장에 대한) 미국 연기금이나 자산운용사의 영향력은 커질 수밖에 없는데 연기금이 통상 압력을 가하는 우회 수단이 될 가능성도 있다"고 했다.

MBK파트너스 측은 미국계 연기금에 대해 "ESG 등에 기준이 높고 해외 자금을 받을 수 있다라는 건 그만큼 여러 면으로 검증돼 있는 운용사라는 의미"라며 "북미 지역연기금들은 운용에 있어 굉장히 독립적이며 정치적 부분과는 연관돼지 않는 것으로 안다"고 했다. 다만 MBK 파트너스 측은 개별 연기금들의 출자 내역 등에 대해서는 밝힐 수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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