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RX 지주사 전환, 산넘어 산…노조 반대에 지역이슈까지

김세관 기자
2026.02.11 15:00
2015년 금융당국이 구상한 한국거래소지주 설립 방안/그래픽=윤선정

한국거래소(이하 거래소) 지주회사 전환이 추진되면서 지주사와 자회사들의 본점을 어디에 둘 것인가에 대한 이슈도 부상하고 있다.다만 거래소 노조까지 강하게 지주사 전환 반대에 나서고 있어 법개정 과정이 순탄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1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거래소 노동조합은 지난 10일 서울 여의도 1층 사옥에 코스닥 시장 별도 법인 분리에 반대하는 문구가 적힌 현수막과 근조화환을 전시했다.

최근 정부와 정치권을 중심으로 진행되는 거래소 지주사 체제 전환에 대한 강한 반대 의사 표시로 해석된다.

지난달 28일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은 이재명 대통령 지시로 거래소 개혁 논의를 시작했다고 했으며, 이에 앞서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한국거래소를 지주사 체제로 전환하고 코스닥 시장을 자회사로 분리하는 내용의 자본시장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정부와 여당이 코스피와 코스닥 분리를 통해 관련 시장 활성화를 도모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 그러나 거래소 노조는 코스닥의 역할은 지수 급등이 아닌 혁신기업의 육성이라며 주식회사인 한국거래소가 관치금융의 놀이터가 되고 있다고 주장한다.

거래소 지주사 전환 추진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15년과 2016년에 각각 거래소를 지주사 체제로 전환한 뒤 IPO(기업공개) 하는 내용의 거래소 개편안이 논의됐었다.

당시에도 노조반대에 부딪혔다. 익명을 요구한 한 거래소 관계자는 "10년 전에도 거래소 노조의 저항이 상당했다"며 "법개정 무산의 이유 중 하나였다"고 말했다.

지주사 전환 이후 본사와 자회사들의 본사를 어디로 정할지도 이슈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거래소는 부산에 본사를 두고 있다. 거래소가 분리될 경우 지주사 본사만 부산에 남고 코스피와 코스닥 등의 자회사 본사는 서울로 옮기거나 지주사 본사와 자회사 모두 서울로 이전할 수 있다는 우려가 지역 언론을 중심으로 제기된다.

실제로 2015년과 2016년 당시에도 같은 문제가 국회 논의 과정에서 언급됐었다. 특히 지주사 본사가 서울로 옮겨갈 수 있다는 이슈가 뜨거운 감자였다. 이에 따라 개정될 자본시장법에 거래소 지주사 본사 소재지를 규정하자는 의견이 정치권을 중심으로 주요하게 논의됐었다.

하지만 공공기관 지정이 해제된 일반 주식회사의 본사에 대한 법 명시는 거주이전의 자유를 제한하는 위헌요소가 있다는 법조계 의견이 있었다. 지역사회 의견과 거래소 노조 설득 등의 논의가 이어지다 결국 해당 개정안은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폐기됐다.

이후 10여년이 지난 시점에서 다시 동일한 법개정이 시도된다는 점을 금융투자업계는 주목한다. 결론을 내지 못했던 걸림돌이 정책 추진 과정에서 다시 부상할 가능성이 높아서다.

금투업계 한 관계자는 "거래소 지주사 전환 법개정안이 국회에서 한 번만 발의된 게 아니라 2015년 19대 국회에서 발의됐다 폐기됐고, 2016년 4월 20대 국회 총선(국회의원선거)이 끝나고 다시 발의돼 논의를 했지만 결국 결론을 내지 못했다"며 "과거 논란이 됐던 이슈들을 모두 납득할 수 있게 조율하는 방안을 정부와 정치권이 고민중인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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