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증권사들이 잇따라 신용거래융자 신규거래를 일시중단했다. 빚투(빚내서 투자)가 역대 최대치를 기록하고 미국의 이란공습 사태로 국내 증시가 폭락했기 때문이다.
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국투자증권은 이날 오전 8시부터 신용거래융자 신규매수와 신용거래대주 신규매도를 일시중단했다. NH투자증권은 5일부터 신용거래융자 신규매수를 일시중단한다. 재개시기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지난달 26일부터 신용거래융자 매매한도를 고객별 기존 10억원에서 5억원으로 축소하고 증권담보대출을 중단한 상태다.
대형사들이 잇따라 신용거래융자 관련 서비스를 중단하거나 축소한 것은 각 증권사의 신용공여 한도가 소진됐기 때문이다.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종합금융투자사업자가 신용공여를 하는 경우에는 합계액이 자기자본의 100%를 초과해서는 안된다.
최근 빚투가 급증하면서 신용공여 합계액이 각 회사 자기자본의 100%에 달할 정도가 된 것이다.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KB증권은 지난해 4분기 별도기준 자기자본이 11조1623억원, 8조6129억원, 6조6928억원이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투자자가 증권사로부터 돈을 빌려 주식을 매수한 금액을 의미하는 신용거래융자잔액은 지난 1월29일 사상 처음으로 30조원을 돌파한 이후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전날 기준 신용거래융자잔액은 32조8041억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올해 들어 코스피가 가파르게 상승하자 신용거래융자 거래를 시작한 투자자가 증가했다. 신용거래융자는 주가하락으로 담보비율이 일정 수준 이하로 떨어지면 주식이 강제처분된다. 시장급락이 이어질 경우 반대매매 물량이 한꺼번에 출회하면서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고 담보가치가 대출금에 못 미칠 경우 증권사가 손실을 떠안을 가능성도 있다.
이에 최근 대형증권사들의 신용거래융자 신규거래 일시중단이 선제적 조치라는 해석도 나온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공습으로 한국 증시가 폭락했고 반대매매가 대량으로 발생할 가능성도 커졌다. 전날 위탁매매 미수금 대비 실제 반대매매 금액은 92억1900만원을 기록했다. 아직 반대매매 금액이 많지 않지만 이날 코스피와 코스닥이 각각 12.06%와 14% 폭락한 것을 고려하면 반대매매가 나올 수도 있다.
증권사 관계자는 "올해 시장이 좋다 보니 공격적으로 투자하는 투자자가 늘어났고 이에 신용거래도 증가했다"며 "최근 시장이 안 좋은 상황에서 반대매매와 강제청산 등이 일어날 경우를 대비해 증권사들도 대응에 나서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