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가 집중하고 있는 핵심 기술의 키워드는 '고밀도·고용량·고효율'입니다. 같은 공간에서 더 많은 전력을 더 적은 손실로 공급하려 합니다."
유동균 솔루엠 ANP(전장·전력)사업부 부사장(53)은 18일 머니투데이와 만나 "인공지능(AI) 서버 1대가 소비하는 전력이 1메가와트(MW)가 넘는 시대가 됐다"며 "데이터센터 전체로 보면 막대한 전력 소모량을 효율적으로 줄이는 기술이 경쟁력이 됐다"며 이같이 밝혔다.
코스피 상장사 솔루엠의 ANP 사업부는 표준 서버·AI 데이터센터용 전원 공급과 전기차(EV) 충전 인프라를 포함한 전장 기술 등 크게 두 축의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이중 서버용 파워 분야는 2007년부터 19년간 노하우를 쌓았다. 반도체 및 관련 장치 업체로 나스닥에 상장된 인텔과 15년 넘게 협력도 해왔다.
유 부사장에 따르면 솔루엠은 AI 칩(집적 회로) 시장 점유율 1·2위를 다투는 엔비디아와 AMD에 최적화된 솔루션 제공을 모색하고 있다. 현재 개발 중인 차세대 고전압 전력 변환 기술(전력 전송 과정에서 손실을 줄여 효율 극대화)과 관련해 AMD에 협업을 제안했고, 엔비디아의 에코시스템(일종의 플랫폼)에 등록을 준비하고 있다.
솔루엠은 기존 TV·핸드폰 충전기용 전원 공급 장치(SMPS)를 메인 사업으로 시대적 변화에 따른 매출처 다변화에 나서고 있다. 신규 사업으로 선보인 전자가격표시기(ESL)은 글로벌 점유율 2위에 오른 상태다. ANP사업부의 전장·전력 사업은 앞선 사업에 힘을 보탤 차세대 비즈니스모델(BM)로 매출의 중추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솔루엠은 2028년까지 매출 3조원, 영업이익 3000억원을 목표치로 제시하고 있다. 해당년도 매출 비중 포트폴리오는 파워 40%, ESL 30%, 디스플레이 20%, 모듈 10% 등으로 조정될 예정이다. ANP사업부의 핵심 기술인 파워 부문이 전체를 견인하는 구조로 바뀌는 셈이다.
유 부사장은 "ANP 사업부는 '비전 3·6·9'를 통해 3년 내 매출 6000억원, 영업이익 900억원을 달성할 계획이다"며 "기존 양산 모델을 포함해 하반기 예상 수주, 신규 거래처를 감안해 올해 매출은 2000억원을 웃돌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수익 성장을 위해 솔루엠은 외형과 내실 '두 마리 토끼'를 잡는 전략을 선택했다. 유 부사장은 "외형 측면에서 인프라에 집중해 멕시코 제2공장 증축을 올해 안에 마칠 것을 검토하고 있고, 인도 공장은 증설 중으로 생산 시작을 앞두고 있다"며 "내실 측면에서 단가와 수익성이 높은 AI 데이터센터용 고전압 기술, 액체냉각 솔루션, 전장·전기차 충전기용 제품 등 고부가가치 상품을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재편하는 기술 강화를 병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주목받는 변화는 단연 메인 생산기지의 확장이다. 유 부사장은 "특히 미국과 인접해 관세 혜택이 있는 멕시코 공장을 통해 현지에서 서버 파워, 전장 및 EV 충전기 부품, 조명 등 제품을 공급하면서 영업이익률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며 "단순한 기술 투자를 넘어 고객사 네트워크 확보, 인증 취득, 생산 거점 다변화 등 체계적으로 준비한 결과가 올해 하반기부터 수치로 나타날 것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유 부사장은 성균관대 공학박사로 2002년부터 DM사업부 파워 사업팀 수석연구원을 지냈다. 2015년 솔루엠에 ANP 사업부 부장으로 합류했고, 2022년 3월부터 부사장에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