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6%대 급락하며 매수 사이드카가 울린 지 4거래일 만에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했다. 미국과 이란의 강대강 대치가 반복되기 때문이다. 높은 유가로 인한 물가상승 우려 등 불안한 경제지표에 금리인하 가능성도 하방압력이 된다.
이날 한국거래소(KRX)에 따르면 코스피와 코스닥 모두 지난 한 주간 어렵게 올려놓은 상승분 이상의 지수를 반납했다. 코스피는 전거래일 대비 6.68% 하락했고 코스닥은 5.56% 떨어지는 이른바 '블랙먼데이' 흐름이 이어졌다. 코스피에서는 프로그램 매매 매도호가 효력정지(이하 매도 사이드카)도 발동했다. 코스피 매도 사이드카가 울린 건 올해 벌써 6번째고 이달 들어 4번째다.
개인투자자들이 7조원 넘게 코스피에서 순매수세를 보이며 지수방어에 나섰지만 외국인투자자와 기관투자자들이 각각 3조5000억원이 넘는 순매도를 보이면서 하락세를 주도했다. 코스닥도 개인은 순매수, 외국인과 기관은 순매도세를 동일하게 보였다.
이란과 이스라엘이 서로의 에너지시설에 군사공격을 이어가는 상황에서 미국의 군사개입 확대 가능성까지 부각되며 투자심리가 급격하게 얼어붙었다는 분석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이 48시간 내 호르무즈해협을 완전히 개방하지 않으면 이란 발전소를 초토화할 것이라고 한 발언과 실제로 이같은 상황이 발생하면 호르무즈해협을 완전히 폐쇄하고 발전소가 재건될 때까지 다시 해협을 열지 않겠다는 이란의 강대강 대치도 시장에 큰 부담을 줬다.
이에 따라 유가가 WTI(서부텍사스산중질유)는 배럴당 100달러, 브렌트유는 110달러에 육박하며 인플레이션 신호를 각국에 주고 있다. 미국뿐 아니라 주요국 중앙은행들의 금리인하 가능성이 약해지는 점도 주가하락의 주원인이다. 김재승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오늘 장이 빠진 이유는 유가상승 우려와 미국과 이란의 분쟁 리스크가 더 심화하기 때문"이라며 "금리인상 가능성이 지난주부터 주식시장에 본격 반영된 점도 주가하락의 주요 이유"라고 분석했다. 임정은 KB증권 연구원은 "중동 리스크와 슈퍼마이크로컴퓨터(SMCI)의 AI(인공지능)칩 밀수출과 사법리스크 여파로 대형주 중심의 약세를 보였다"며 "코스피 상승종목 수는 55개를 밑돌며 투자심리가 전반적으로 위축된 모습"이라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이번주에 예정된 미국 주요 지표 발표를 통해 중동전쟁이 어떻게 경기에 영향을 미쳤는지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이번주 국내 증시에 고유한 이벤트가 없는 만큼 전쟁과 매크로 등 외부변수에 대한 주가 민감도를 높게 가져가야 할 것으로 보인다"며 "스티븐 마이런 이사 등 주요 연방준비제도 인사들의 발언, 3월 미시간대 소비자심리지수 등 이벤트가 중동전쟁의 여파를 추가로 확인할 수 있는 재료"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