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만원 팔면 70만원 남는다…"제발 팔아줘" 삼전닉스에 줄 선 빅테크

100만원 팔면 70만원 남는다…"제발 팔아줘" 삼전닉스에 줄 선 빅테크

김남이 기자
2026.06.18 0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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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de in Korea가 만드는 글로벌 미래]1-⑧올해 영업이익 삼성전자 356조·SK하이닉스 259조 전망…전세계 1, 2위로 글로벌 시장 주도권 장악

[편집자주] 반도체·방산·조선·배터리·변압기까지, 한국 제조업이 글로벌 무대에서 경쟁력을 입증하고 있다. 선진국들이 특정 분야에 치우친 것과 달리, 한국은 첨단 기술 중심의 '풀 스펙트럼' 포트폴리오로 공급망 재편기에 다양한 산업의 핵심축으로 떠올랐다. 다만 중국의 추격과 대외 불확실성이라는 변수 앞에서 미래를 낙관할 수만은 없다. 세상을 움직이는 축으로 부상한 한국 제조업의 현황과 과제 등을 짚어본다.
반도체 수출 금액 및 비중 추이/그래픽=이지혜
반도체 수출 금액 및 비중 추이/그래픽=이지혜

한국 제조업을 움직이는 가장 강력한 엔진인 반도체 산업이 AI(인공지능) 시대를 맞아 사상 최대 호황기를 누리고 있다. 글로벌 기업들이 1조달러(약 1500조원)에 가까운 자금을 투입하는 AI 인프라 경쟁의 중심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자리하고 있다. 두 기업은 전 세계 D램 시장의 약 70%를 장악하며 한국을 AI 시대의 핵심 제조 기지로 만들었다.

삼성전자(346,500원 ▲3,500 +1.02%)SK하이닉스(2,521,000원 ▲139,000 +5.84%)는 AI 인프라의 핵심 부품인 HBM(고대역폭메모리)과 일반 D램 수요 급증에 힘입어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 중이다. 17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영업이익은 각각 356조원, 259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양사의 영업이익 합계는 지난해보다 6.8배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내년 전망은 더 밝다. 증권가는 내년 삼성전자가 467조원, SK하이닉스가 364조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본다. 일부는 삼성전자가 세계에서 가장 돈을 잘 버는 기업이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내놓는다. 지난 12일 기준 시가총액은 삼성전자가 2051조원(우선주 포함), SK하이닉스가 1532조원에 이른다. 두 기업의 시총이 코스피 시장의 50%를 차지한다.

전례를 찾아볼 수 없는 이익의 배경에는 메모리 가격 급등이 있다. 초기에는 HBM이 수익성을 이끌었지만 최근에는 일반 D램까지 공급 부족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1년 사이 일반 D램의 가격은 10배 가까이 올랐다. 가격 상승세는 낸드플래시로도 확산하는 모습이다. 메모리 사업의 영업이익률은 70%를 넘어섰다. 100만원어치를 팔면 70만원 이상이 남는다는 의미다.

이번 반도체 호황은 과거와 결이 다르다. PC와 스마트폰이 이끌었던 과거 사이클과 달리 AI는 산업 구조 자체를 바꾸고 있다. 챗GPT 등장 이후 AI 모델 규모가 급격히 커졌고, 메모리의 중요성이 커졌다. AI 플랫폼이 진화할수록 더 많은 메모리가 필요해지는 구조다. 빅테크 기업들이 삼성전자, SK하이닉스와 3~5년의 장기 공급 계약을 맺기 위해 줄을 서고 있다.

반도체 수출 역시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지난 5월 한국의 반도체 수출은 371억57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7배 늘었다. 역대 월간 기준 반도체 수출 기록을 올해 들어서만 3번 갈아치웠다. 반도체는 한국 수출의 42.3%를 차지하며 국가 수출을 이끌고 있다.

반도체 수출 호조로 중동 전쟁과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 속에서도 한국 경제 성장률 전망은 상향 조정되고 있다. OECD는 최근 올해 한국 성장률 전망치를 2.6%로 제시하며 지난 전망치보다 0.9%포인트 높였다. OECD는 "반도체 수출이 성장과 민간투자를 계속 이끈다"고 분석했다.

한국 제조업의 심장 '반도체'...글로벌 시장의 주도권을 장악
올해 1분기 D램 점유율/그래픽=이지혜
올해 1분기 D램 점유율/그래픽=이지혜

반도체 산업은 1974년 고(故) 이건희 삼성 선대회장이 사재를 털어 '한국반도체'를 인수하며 본격 시작됐다. 삼성은 1992년 세계 최초 64M D램을 개발하고, 이듬해 세계 메모리 시장 1위를 석권했다. SK하이닉스 역시 수차례 위기 속에 과감한 투자와 기술 개발을 진행하며 경쟁력의 기반을 마련했다.

D램 분야에서 삼성전자(38.6%)와 SK하이닉스(28.8%)는 글로벌 점유율 1, 2위를 기록 중이다. 전 세계에 팔리는 D램 10개 중 7개가 한국산이다. 자동차와 조선, 방산 등 다른 산업도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추고 있지만 글로벌 시장 점유율 1·2위를 동시에 차지하며 시장 주도권을 쥔 주요 산업은 메모리가 유일하다.

현재 메모리 시장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미국 마이크론 등 3개 기업이 주도하는 과점 구조다. 첨단 메모리 공장을 짓기 위해서는 수십조원 규모의 투자가 필요하고, 불황기에도 연구개발과 시설투자를 지속해야 한다. 사실상 후발주자의 진입이 쉽지 않다.

여기에 메모리는 설계만으로 만들 수 있는 제품이 아니다. 수십 년간 축적된 생산 기술과 품질 관리 역량,소재·부품·장비 공급망이 함께 뒷받침돼야 한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중심으로 구축된 국내 반도체 생태계는 중요한 경쟁력으로 꼽힌다.

업계에서는 생산 기술과 품질 관리 능력, 빠른 의사결정 그리고 불황기에도 투자를 멈추지 않는 경영 전략를 한국 반도체 산업의 강점으로 꼽는다. AI 시대 핵심 부품인 HBM 역시 이러한 제조 경쟁력이 집약된 결과물이라는 평가다.

다만 안심할 수만은 없다. 중국은 막대한 정부 지원을 바탕으로 메모리 산업 육성에 속도를 내고 있고, 미국은 반도체 공급망 재편을 추진 중이다. 반도체 산업은 끊임없이 추격과 추월이 반복되는 산업이다. 과거 일본과 미국이 그랬다. 한국 역시 예외일 수 없다.

김동원 KB증권 리서치본부장은 "내년 메모리 공급은 올해보다 더 부족해질 전망"이라며 "메모리 가격 상승에 따른 실적 개선 속도는 시장 기대치를 지속해서 상회하는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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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이 기자

인간에 관한 어떤 일도 남의 일이 아니다. -테렌티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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