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남부 시골에도 'AI 데이터센터' 바람…K제조업 퀀텀점프 기회

美 남부 시골에도 'AI 데이터센터' 바람…K제조업 퀀텀점프 기회

김지현 기자, 몽고메리(미국)=최경민 기자
2026.06.18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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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de in Korea가 만드는 글로벌 미래] 1- ⑦AI 데이터센터과 K제조업

[편집자주] 반도체·방산·조선·배터리·변압기까지, 한국 제조업이 글로벌 무대에서 경쟁력을 입증하고 있다. 선진국들이 특정 분야에 치우친 것과 달리, 한국은 첨단 기술을 중심의 '풀 스펙트럼' 포트폴리오로 공급망 재편기에 다양한 산업의 핵심축으로 떠올랐다. 다만 중국의 추격과 대외 불확실성이라는 변수 앞에서 미래를 낙관할 수만은 없다. 세상을 움직이는 축으로 부상한 한국 제조업의 현황과 과제 등을 짚어본다.
데이터센터 밸류체인 국내 주요 기업/그래픽=윤선정
데이터센터 밸류체인 국내 주요 기업/그래픽=윤선정

미국의 딥사우스(Deep South)는 루이지애나, 미시시피, 앨라배마, 조지아, 사우스캐롤라이나 등 남부 농업 중심 지역을 의미한다. 가장 보수 성향이 강한 곳이기도 하다. 그런데 AI(인공지능) 혁명이 미국 전 지역을 강타하면서 이 지역에도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태양광을 바탕으로 풍부한 전력을 갖춘 이곳에 AI 데이터센터를 만드는 빅테크 기업들이 노크를 하는 추세다.

앨라배마만 해도 현대차 공장 바로 맞은 편에 메타의 대규모 AI 데이터센터 착공 작업이 한창이었다. 캐리 콕스(Cary W. Cox) 몽고메리상공회의소 이사는 "지역 내에서 메타 외에도 두 곳 이상의 AI 데이터센터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있고, 많은 곳에서 문의가 들어오고 있다"며 "관련 밸류체인 기업들이 공장을 짓기 위한 움직임도 확실하게 관측되는 중"이라고 말했다. 앨라배마 주정부 인력개발기관(AIDT)의 바비 드링커드(Bobby Drinkard) 부국장은 "지역에서 데이터센터에서 필요한 인력 교육이 지난 18개월 동안 엄청나게 많이 늘어난 상황"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AI 데이터센터 관련 산업의 상승세는 앞으로 미국은 물론 글로벌 차원에서 더욱 두드러질 전망이다. IEA(국제에너지기구)는 전 세계 데이터센터 전력 소비가 2030년이 되면 2024년 대비 약 2배 수준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앨라배마주의 사례처럼 AI 데이터센터의 경우 실질적인 데이터를 처리하는 서버와 이를 뒷받침하는 설비, 대규모 데이터를 다루는 빅테크(대형 기술 기업)까지 연결된 거대한 생태계이기에 산업에 대한 여파가 클 수밖에 없다.

캐리 콕스(Cary W. Cox) 몽고메리상공회의소 이사(왼쪽)와 바비 드링커드(Bobby Drinkard) 앨라배마 주정부 인력개발기관(AIDT)부국장/사진=최경민 기자
캐리 콕스(Cary W. Cox) 몽고메리상공회의소 이사(왼쪽)와 바비 드링커드(Bobby Drinkard) 앨라배마 주정부 인력개발기관(AIDT)부국장/사진=최경민 기자

한국 제조업에는 큰 기회다. 서버(반도체·스토리지)와 설비(발전·송전·변압 및 저장 인프라)에서 경쟁력을 갖춘 대표 기업들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글로벌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 흐름 속 K제조업이 또 한 번의 퀀텀점프를 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가 나올 수밖에 없다. 대표적으로 AI 데이터센터의 핵심인 서버 시장에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사실상 반도체 필수 공급자 역할을 하고 있다.

발전 분야에서도 한국 기업들의 이름은 빠지지 않는다. 두산에너빌리티는 경남 창원에 AI 시대 유력 기저전원 수단으로 거론되는 SMR(소형모듈원자로) 전용 공장을 건설하는 등 생산과 수주에 나서고 있다. 태양광에선 한화솔루션이 미국 조지아주 카터스빌에 잉곳·웨이퍼·셀·모듈을 아우르는 3.3GW(기가와트) 규모의 '솔라 허브' 가동에 들어갔다.

전력 공급에 필수적인 송전·변전 과정에서도 한국 기업들의 역할이 두드러진다. HD현대일렉트릭, 효성중공업, LS일렉트릭, 일진전기 4사의 변압기 수주잔고는 올 1분기 말 기준 약 40조원에 육박하고 있다. 강성수 HD현대일렉트릭 애틀랜타법인장은 "AI 데이터센터 시장의 개화는 아직 시작도 하지 않은 단계"라며 "공급 부족을 고려할 때 변압기 가격 역시 떨어질 가능성이 적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LS전선·대한전선·가온전선 등 전선 3사도 이런 영향으로 수주잔고를 빠르게 늘려가는 중으로 파악된다.

24시간 전력 공급이 이뤄져야 하는 AI 데이터센터의 특징을 고려할 때 ESS(에너지저장장치)용 배터리 수요 또한 기하급수적으로 늘 게 유력하다. LG에너지솔루션은 140GWh(기가와트시) 규모의 ESS 누적 수주잔고를 확보하며 업계 선두 기업으로 나선 상황이다. 삼성SDI와 SK온도 ESS 배터리 전용 라인 확보에 속도를 내며 시장 변화에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미국 앨라배마주 몽고메리에 자리한 HD현대일렉트릭 북미 생산법인(HD HPT) 안까지 연결된 철로의 모습 /사진=최경민
미국 앨라배마주 몽고메리에 자리한 HD현대일렉트릭 북미 생산법인(HD HPT) 안까지 연결된 철로의 모습 /사진=최경민

데이터센터 운영의 핵심 과제로 꼽히는 발열 관리를 위한 냉각·냉침 기술의 경우 LG전자(냉난방공조), SK엔무브(액침냉각) 등이 미래 성장 동력으로 육성 중이다. 데이터센터 건설에 대규모 강재가 투입되기 때문에 현대제철, 동국제강 등은 일종의 맞춤형 라인업 확보에 팔소매를 걷고 있다.

탈중국 공급망 재편 속에서 품질관리와 근무태도에 강점이 있는 한국 기업들의 가치는 더욱 높아지는 추세다. 콕스 이사는 "몽고메리에 있는 HD현대일렉트릭과 같은 기업의 경우 지역 내 전력망 교체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앞장서서 변압기를 공급해주고 있어 매우 긍정적"이라며 "한국 기업의 경우 고용 면에서도 매우 성공적이어서 지역 경제와 문화에 기여하는 바가 크다"고 평가했다.

정부 차원에서 데이터센터를 '디지털 수출 전략산업'으로 규정하고 경쟁력을 강화를 지원하기 위한 범정부 차원의 컨트롤타워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제기된다. 진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정부가 세제지원, 실증사업, 국제인증, 수출금융 등을 통해 국내 기업의 글로벌 공급망 진입을 적극 지원해야 할 것"이라며 "북미 외 시장은 지역별 에너지 환경과 규제가 상이해 차별화된 접근 역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향후에는 개별 제품 수출보다 반도체·전력·냉각·운영 솔루션을 결합한 통합형 데이터센터 패키지 수출 모델이 경쟁력의 핵심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서울=뉴스1) 오대일 기자 = 22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26 월드IT쇼'(WIS 2026)를 찾은 관람객들이 SKT 부스에서 AI데이터센터를 살펴보고 있다.  '생각을 넘어 행동으로: AI, 현실을 움직이다'를 슬로건으로, ‘피지컬 AI 대전환’을 핵심 주제로 구성한 이번 전시는 17개국 460개 기업·기관이 참여한 가운데 오는 24일까지 사흘간 진행된다. 2026.4.22/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오대일 기자
(서울=뉴스1) 오대일 기자 = 22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26 월드IT쇼'(WIS 2026)를 찾은 관람객들이 SKT 부스에서 AI데이터센터를 살펴보고 있다. '생각을 넘어 행동으로: AI, 현실을 움직이다'를 슬로건으로, ‘피지컬 AI 대전환’을 핵심 주제로 구성한 이번 전시는 17개국 460개 기업·기관이 참여한 가운데 오는 24일까지 사흘간 진행된다. 2026.4.22/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오대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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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현 기자

안녕하세요. 산업1부 김지현 기자입니다.

최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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