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큰증권이 내년 초 제도권 진입을 앞둔 가운데 정부가 준비 중인 시행령 방향이 주요국에 맞춰 유연성을 확보해야 한다는 주장이 잇따르고 있다. 스테이블코인 활용을 연계하기 위한 가상자산 2단계 입법이 시급하다는 지적도 줄지어 나온다.
김병연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한국증권법학회장)는 26일 민병덕 더불어민주당 의원·한국블록체인산업진흥협회 주최로 열린 국회 세미나에서 "사전통지나 전자등록 과정이 자칫 검사·검열처럼 돼 혁신성을 놓칠 수 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시장 자율과 사후감독 중심으로 체계를 전환할 필요가 있다며 "규제를 명확화하는 것과 엄격화하는 것은 구별해야 한다"고 말했다.
토큰증권 기초자산에 대해선 "현재는 상업부동산·미술품·음악저작권으로 소극적 접근이 이뤄지고 있다"며 "지적재산(IP)권·탄소배출권·선박금융 등 새로운 투자대상을 확대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했다.
국내 토큰증권 시장은 자본시장법·전자증권법 개정안이 지난 1월 국회를 통과, 지난달 공포되면서 내년 2월 개방을 앞뒀다. 시장의 관심은 과거 온라인투자연계금융(온투) 좌초를 촉발한 투자한도 제한이 토큰증권에서도 재현될지에 쏠린다.
차상진 법률사무소 비컴 변호사는 "그간 온투업 등에서 발생한 사고는 담보관리 실패·돌려막기 등 시스템과 현실 사이의 괴리에서 발생했다"며 "토큰증권은 전자등록기관의 노드 참여 등으로 관리가 이뤄져 투자한도 규제는 최소화하는 것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날 세미나에선 기술적 측면에서 미국·독일 등 토큰증권 선행 도입국에서 나타난 흐름을 반영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이승준 벤처시장연구원 연구위원(변호사)는 "개정법의 구조를 보면 2티어(다층) 장부 분리와 총량관리 등으로 인해 블록체인 설계가 제약되고 국제적인 상호운용성 표준을 맞추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며 "기능 중심으로의 규제전환·1티어(통합) 장부규정 도입·스마트 계약 기반 이해상충 관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정두 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토큰증권 거래에 대해선 지급결제수단 논의도 함께 진행돼야 한다"며 "스테이블코인 근거규정인 디지털자산기본법 입법이 표류하고 있어 아쉽다"고 했다.
김종원 한국블록체인산업진흥협회 이사장은 "법안 통과가 3년 이상 미뤄지면서 그 사이 급변한 글로벌 산업·규제 동향을 온전히 담지 못했다는 뼈아픈 지적이 있다"며 "독일은 이미 전자증권법(eWpG) 제개정으로 조각투자를 넘어 주식·채권 등 '정형증권'까지 퍼블릭 블록체인 기반으로 발행할 수 있도록 법제화를 완성했다"고 밝혔다.
민병덕 의원은 "거래시간·결제방식·투자접근성 등 시장의 운영기준이 이미 변화하고 있다"며 "한국 자본시장이 기존의 틀에 머문다면 자본은 더 열린 시장으로 이동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