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보퀀트가 할퀸 K반도체주…"오히려 호재, 주워라" 증권가 조언

김세관 기자
2026.03.31 15:52
KRX 반도체 지수 추이/그래픽=윤선정

구글 AI(인공지능) 최적화 기술인 터보퀀트 여진이 길어지면서 국내외 반도체주들이 출렁이고 있는 가운데, 국내 증권업계 전문가들은 단기적 충격보다 장기적인 영향에 주목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31일 금융투자업계와 한국거래소(KRX)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한미반도체 등 주요 반도체 기업들이 포함된 KRX 반도체 지수는 이날 전거래일 대비 5.14% 하락한 9033.98로 마감했다.

지난 25일 구글이 터보퀀트를 공식 발표한 이후 4거래일 연속 하락세다. 4거래일 중 3거래일은 4% 이상 지수가 떨어졌고 2거래일은 5% 이상 하락했다.

메모리 사용을 대폭 줄이면서 기존 AI 성능을 유지할 수 있는 기술이다보니 가파르게 상승하던 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둔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관련 종목 투심을 약화시켰다는 분석이다.

다만, 국내외 증권업계 전문가들은 터보퀀트의 영향력이 예측 가능한 위험이지만 대응이 어려운 '회색 코뿔소'는 아니라고 본다. 오히려 메모리 반도체 업황에 긍정적 재료가 될 수 있는 호재로 분석한다.

지난해 1월 국내외 반도체 관련주 단기 하락을 불러왔던 딥시크 사태처럼 하락폭이 빠르게 회복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

딥시크는 중국 스타트업으로 미국 빅테크(IT대기업)들이 쏟아부은 돈의 10분의1도 안 되는 비용으로 고성능 AI 모델을 개발한 것으로 알려져 화제가 됐다. 첨단 AI 개발로 인해 AI 용 HBM(고대역폭메모리) 시장이 둔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면서 미국뿐만 아니라 국내 시장에도 단기간의 영향을 줬었다.

김동원 KB증권 리서치본부장은 "지난해 1월 딥시크 공개 이후 엔비디아 주가는 단기에 17% 하락했지만 한 달 만에 빠른 속도로 회복하는 모습을 보였다"며 "터보퀀트의 최종 승자는 메모리 반도체가 될 것이라는 점에서 최선호주로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을 제시한다"고 강조했다.

터보퀀트로 인한 국내 반도체주 부진 흐름이 과도하다는 의견도 동시에 제기된다. 강재구 하나증권 연구원은 "터보퀀트 기술이 전체 메모리 수요를 구조적으로 훼손할 것이라는 우려는 과하다"며 "현 시점에서는 수요 파괴보단 AI 추론 스택의 경제성을 높이는 기술로 보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말했다.

김영건 미래에셋증권 연구원도 "이번 발표가 이미 지난해 4월 공개된 논문이고 엔비디아도 유사한 방향의 논문을 제출했다"며 "이미 수개월 전 공개됐음에도 시장이 반응하지 않았다는 사실은 이번 반응이 내용보다 타이밍의 문제였음을 방증한다"고 말했다.

이번 반도체주 단기 급락이 오히려 투자의 기회가 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박유악 키움증권 연구원은 "시장 수요 우려와 삼성전자의 HBM 점유율 확대 기대가 대립되는 모습"이라며 "단기에 급락한 주가는 투자의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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