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장 돌아와" 정부 진땀나는데…"수십조 탈출" 韓서 '스페이스X 공모' 제동?

방윤영 기자
2026.04.15 17:02
스페이스X IPO 개요/그래픽=김다나

미래에셋증권이 미국의 우주항공 기업 스페이스X의 IPO(기업공개) 공모주 청약을 추진하면서 금융당국이 법률검토에 들어갔으나 부정적인 분위기가 감지된다. 외환시장 안정, 국내 주식시장 활성화 등을 추진해온 정부의 기조와 정면으로 배치되는 부분이 있어 금융당국이 이를 허용하기 어렵다는 게 업계 안팎의 시각이다.

15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관련 당국은 미래에셋증권이 스페이스X의 IPO 공모주 청약을 추진하는 것과 관련, 현행법에 정면으로 어긋나는 부분이 있는지 살펴보고 있다.

무엇보다 정부는 외환시장 안정을 위해 RIA(국내시장 복귀계좌) 제도를 마련하고, 국내 벤처·중견기업 등 모험자본 공급을 독려하는 등 국내 주식시장을 활성화를 위한 노력을 해왔다. 이런 상황에서 스페이스X의 국내 공모가 현실화 될 경우 일시적으로라도 막대한 외화가 유출될 수 있단 우려가 나온다.

금감원은 아직 미래에셋증권이 상세한 추진 방안을 밝히지 않은 만큼 구체적인 입장은 밝히고 있지 않지만 부정적인 영향에 주목하고 있는 분위기다.

우선 자본시장법상 국내 일반투자자에게 공모주를 배정하려면 발행인인 스페이스X가 금융당국에 증권신고서를 제출해야 한다. 공모물량의 일정 부분(25% 이상)을 개인에게 반드시 배정하고 최소 증거금 이상을 넣으면 주식을 받을 수 있는 균등배정 제도도 따라야 한다. 반대로 미국은 일반투자자에 대한 배정의무가 없고 배정 권한은 주관사가 쥐고 있어 대부분 물량이 기관투자자에게 배정된다. 스페이스X처럼 전세계가 주목하는 IPO인 만큼 확보 가능한 물량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더구나 국내 주식시장 활성화 정책을 펼치고 있는 정부의 기조와도 맞지 않는다. 정부는 외환시장 안정을 위해 법까지 고쳐 'RIA 계좌'를 도입했다. 해외주식에 투자하는 이른바 서학개미가 해외주식을 팔고 국내 주식시장 투자시 세제혜택을 주는 제도로 고환율에 대응하기 위한 고육지책으로 추진됐다. 해외주식 매매를 중개해 온 증권사의 마케팅도 모두 중단됐다.

이런 상황에서 해외 공모주 추진은 국내 자금이 대거 해외로 유출돼 외환시장에 악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미래에셋증권은 스페이스X 공모 물량 중 약 10억달러(약 1조5000억원) 이상 확보를 목표로 하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수십, 수백조원 규모의 증거금이 해외로 나갈 경우 외환시장에 타격이 불가피하다.

벤처·중견기업 등 모험자본 공급을 통해 생산적 금융 대전환을 추진하는 정책과도 결을 달리한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국내 벤처·중견기업 등 투자를 유도하는 와중에 미국 벤처기업인 스페이스X IPO 공모가 실현될 경우 금융당국이 해외 공모주를 허용한다는 시그널을 줄 수 있어 부담이 클 것"이라고 말했다.

공모 절차가 허용되지 않아 일부 기관투자자, 사모펀드로 우회하더라도 문제는 여전히 남아 있다. 자본시장법상 사모펀드는 49인까지만 청약을 권유할 수 있는데 이미 언론 등을 통해 공모 추진 소식이 퍼지면서 법 위반 소지가 발생할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금융당국도 구체적으로 정해진 바 없이 먼저 이슈화가 된 점은 난감하다는 반응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현재 미래에셋증권과 소통하며 법률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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