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대형 증권사 인수단, 제이알 공모채 최소 1800억 되팔았다

김지훈 기자
2026.04.29 16:46

[제이알글로벌리츠 쇼크]

제이알리츠글로벌 신용 이벤트 추이/그래픽=김지영

기업회생을 신청한 제이알글로벌리츠의 3200억원 규모 공모 회사채(무보증사채) 물량 가운데 최소 1800억원 규모가 인수단을 거쳐 자본시장에 재유통된 것으로 29일 파악됐다. 제이알글로벌리츠 채권의 발행·유통에 관여한 증권사들은 주로 국내 굴지의 대형 증권사들이었다. 이 증권사들의 손을 떠난 공모 회사채는 손실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이에 시장 일각에선 불완전판매 논란이 제기될지 주목하고 있다. 인수단은 통상적인 발행 주관 과정을 거쳐 채권들이 적절하게 출시·매각됐다는 입장을 냈다.

머니투데이가 채권시장 복수의 관계자들을 취재한 결과 전날 공시된 제이알글로벌리츠 채권 관련 EOD(기한이익상실) 대상 가운데 단일 발행 회차분 기준 최대 규모인 1200억원 규모 무보증사채(제4회·2025년 2월 발행)와 가장 최근 발행분인 600억원 규모 제6회 무보증사채(2025년 7월 발행)는 해당 채권 인수단이 내부 검토한 결과 익스포져(위험노출액)가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인수한 채권을 자기 계정에 보유하지 않고 발행 직후부터 외부 투자자에게 매각·배분했다는 의미다.

EOD란 채권 발행 회사가 채권 약정상의 사유(파산·회생절차 개시 신청 등)에 따라 만기 도래 이전이라도 채권 원리금을 즉시 상환해야 하는 의무를 말한다. 현재까지 EOD 발생이 확정 공시된 제이알글로벌리츠의 무보증사채 잔존 발행물량은 3200억원 규모다.

이 가운데 제4회 인수단(1200억원)은 KB증권·NH투자증권·한국투자증권·한양증권·삼성증권 5개사인 것으로 파악됐다. 이 가운데 한양증권을 제외한 4개 증권사가 발행 주관사였다. 제6회 무보증사채(600억원) 인수단은 한국투자증권(200억원)·NH투자증권(200억원)·KB증권(100억원)·한양증권(100억원)이다.

사진=제이알글로벌리츠 홈페이지 캡처

제이알글로벌리츠 무보증사채는 청약 단위가 최저 10억원에 달해 통상적으론 개인 투자자의 접근이 제한된 구조다. 이에 따라 인수단을 거쳐 증권사·자산운용사·보험사·연기금·은행 등 기관 투자자에게 매각·재유통됐을 것으로 보인다. 펀드·퇴직연금 운용 자산이나 리테일(소매) 시장에서 재유통됐을 경우 펀드·퇴직연금 가입자는 물론 개인 채권 투자자도 기업회생 사태의 영향권에 놓였을 것으로 관측된다. 제이알글로벌리츠의 잔존 무보증사채 3200억원 규모가 전액 재유통됐을 경우 회생절차에 따른 손실과 유동성 부담이 개인 투자자에게 전이될 수도 있는 셈이다. 시장에선 리테일 투자자 손실이 확인될 경우 불완전판매 이슈가 불거질 가능성이 거론된다.

다만 증권사도 제이알글로벌리츠 관련 익스포져를 전액 털어낸 것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한국투자증권의 경우 제이알글로벌리츠가 발행한 만기 10일짜리 400억원 규모 초단기 회사채 인수에도 참여해 해당 회사채를 보유 중이다. 한국투자증권은 제이알글로벌리츠측이 기업회생을 신청하기 전 제이알글로벌리츠측과 상환 방식 등에 대해 논의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제이알글로벌리츠 공모회사채 인수·발행 주관사로 모두 참여했던 증권사 관계자는 발행 당시 해당 채권을 어떻게 평가했는지 질의를 받고 "발행 당시 제출된 공시자료와 신용평가, 수요예측 결과, 시장 상황 등을 토대로 통상적인 인수·주선 절차에 따라 진행됐다"라고 답했다.

이 관계자는 "이후 회생절차 신청은 발행 이후 발생한 신용 이벤트로, 사후적인 결과만으로 주관사 판단의 적정성을 단정하기는 어렵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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