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7500 문턱에 섰다. 기록적인 반도체주 랠리가 투자심리에 불을 붙인 가운데 주중 국내 증시는 미국-이란의 종전협상과 미중 정상회담 등 대외변수를 주시하며 추가 상승기회를 모색할 것으로 전망된다.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8일 코스피지수는 전주 대비 899.13포인트(13.63%) 오른 7498.00에 장을 마쳤다. 개인과 기관이 각각 4조5981억원, 1조8663억원어치를 순매수하고 외국인은 5조9736억원 규모를 순매도했다. 주요국 중 주간 상승률을 두 자릿수로 키운 지수는 코스피가 유일하다.
'5월엔 팔라'는 격언을 무색하게 만든 주역은 반도체 쌍두마차다. 1주일 새 삼성전자는 4만8000원(21.77%) 오른 26만8500원, SK하이닉스는 40만원(31.10%) 상승한 168만6000원으로 마감하며 지수를 밀어올렸다. 두 종목의 시가총액 비중은 코스피 시장의 46%까지 상승했다. 여기에 지난 8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가 5.51% 올라 국내 반도체주의 추가 상승 가능성을 키웠다.
설태현 DB증권 연구원은 "실적을 기반으로 형성된 현재의 지수 예상범위 상단돌파는 과거 밸류에이션 과열국면과는 차별화한 펀더멘털 중심의 랠리를 시사한다"고 밝혔다.
증권가는 반도체주의 온기가 여타 업종의 투자심리까지 활성화할 가능성에 주목한다. 시장 참여자들이 쏠림현상을 의식할 때라는 분석이다.
김종민 삼성증권 연구원은 "AI(인공지능) 성장스토리라는 대전제를 유지하며 반도체 소부장(소재·부품·장비), 대체에너지, 피지컬 AI 등 범AI 수혜주로 '스마트머니'가 이동할 가능성이 높다"며 "지수의 상승탄력은 다소 둔화할 수 있지만 전반적인 시장의 질적 체력과 하방경직성은 오히려 강화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소프트웨어, 제약·바이오는 분기별 실적 레벨업이 예상되는 가운데 밸류에이션이 역사적 저점권"이라고 짚었다.
다만 미국발 지정학적 불확실성은 증시의 불안요소로 지목된다. 이란은 미국의 종전제안에 침묵을 이어갔고 중국은 오는 14~15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국빈방문을 앞둔 가운데 미 재무부로부터 '이란 지원'을 이유로 중국·홍콩 기업들에 대한 새로운 제재를 통보받았다.
호라이즌인베스트먼츠의 CIO(최고투자책임자)인 스콧 래드너는 "시장은 이번주에 열리는 미중 정상회담을 일종의 (종전) 데드라인으로 본다"며 "호르무즈해협이 여전히 봉쇄된 상태에서 미중 정상회담이 열린다면 시장은 봉쇄영향을 고려해야 하는 기간을 늘려야 할 것이고 이는 시장에 확실히 부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에선 △12일 CPI(소비자물가지수) △13일 PPI(생산자물가지수)가 각각 공개된다.
일각에선 삼성전자 노사분규의 향방도 주시할 변수로 거론한다. 최대노조인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가 오는 21일 총파업을 예고한 가운데 정부는 11~12일 이틀간 노사를 불러 사후조정에 돌입한다. 나정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노조가 영업이익의 15%를 성과급 재원으로 요구하는 가운데 사측이 불응하고 노조가 실제 파업에 돌입하면 생산차질에 따라 손실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며 "단기 주가 변동성 요인"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