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포모보다 나락'? 빚투 끝 나락의 깊이는...

배한님 기자
2026.05.20 06:00

개인투자자들 사이에 포모(FOMO, 소외에 대한 두려움)가 최고조에 달해있다. 신용거래융자 잔고 즉 '빚투' 규모는 연일 최대치를 경신해 36조5000억원을 넘겼다. 코로나19 직후 급등장이었던 2021년 7월(25조원)과 비교해도 훨씬 크다. 개인의 빚투 욕구를 자극하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 출시까지 앞뒀다. '포모보다 나락이 낫다'는 한 사회 초년생의 글이 현 상황을 잘 보여준다.

다행히 과열 정도를 책정하는 투자자예탁금 대비 신용거래융자 비율은 안전구간에 머무르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5일 기준 예탁금은 132조8597억원, 신용거래융자는 36조5675억원으로 그 비율이 27.5% 수준이다. 30% 미만인 경우 빚투가 늘더라도 예탁금이 탄탄하게 받쳐주고 있어 장기적인 대규모 폭락이 올 가능성은 낮다고 평가된다. 2021년 7월에는 이 비율이 과열단계인 35%를 넘은 바 있다.

마냥 낙관하고 있을 상황은 아니다. 신용공여 한도가 소진되면서 증권사들이 연이어 신규 신용거래 서비스를 일시 중단하고 있다. 그럼에도 빚투는 늘고 있다. 일각에서는 보험계약대출, 예금담보대출, P2P(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까지 빚투에 동원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 빚투 규모는 훨씬 더 클 수 있다는 의미다. 이런 가운데 투자자예탁금은 지난 12일 137조4000억원을 넘긴 뒤 감소하는 추세다.

물론 장기적으로 코스피 우상향 가능성은 뚜렷하다. 지난 1분기 코스피 상장사의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76% 상승했다. 12개월 선행 PER(주가수익비율)도 7~8배 수준으로 2010년 이후 코스피 평균 PER(9.96배)보다 낮다.

문제는 타이밍이다. 가파르게 오른만큼 조정도 올 것이다. 지난 15일 8000을 찍은 코스피가 같은 날 7300선까지 밀렸던 것이 그 증거다. 급등락하는 구간을 견딜 수 있는지가 관건이다. 이 구간이 얼마나 길어질지는 아무도 모른다. 블룸버그는 최근 한국 증시에 투기적 광풍이 불고 있다고 진단한 바 있다. 빚투에 뛰어들기 전, 생각해야 한다. 빚투를 선택한 순간 각오한 '나락'을, 그 나락의 깊이가 어느 정도인지를. 투자의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다.

배한님 증권부 기자 /사진=배한님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