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금융 선점" 삼성도 두나무 올라탔다

방윤영 기자
2026.05.29 04:00

6128억원에 지분 4% 취득
하나 등 금융사들 투자 행렬
당국, 금가분리 완화 시그널
디지털자산 동맹 확대 전망

가상자산거래소 업비트 운영사 두나무 지분을 취득해 미래 금융생태계를 선점하려는 금융사들의 움직임이 바빠진다. 삼성금융그룹도 지분취득에 나섰다. 금융당국이 금가분리(전통금융과 가상자산 분리)에 대해 유보적 입장을 내비치면서 금융사와 디지털자산업계의 동맹사례가 더 늘어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2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증권은 이날 삼성SDS(삼성에스디에스)·삼성카드와 함께 두나무 지분 4%(139만주)를 6128억원에 취득한다고 밝혔다. 카카오 계열사가 보유한 두나무 구주를 사들인다.

이로써 하나금융그룹, 한화투자증권에 이어 삼성증권까지 금융 관계사들이 잇따라 두나무에 지분투자를 결정했다. 두나무와 합병하는 네이버파이낸셜의 경우 주요 주주에 미래에셋그룹이 포함된 만큼 사실상 금융사 4곳이 두나무와 동맹을 맺었다.

하나금융그룹은 지난 15일 하나은행을 통해 두나무 지분 6.55%(228만4000주)를 약 1조32억원에 취득하기로 결정했다. 기존 주주였던 한화투자증권은 지난 20일 두나무 지분을 당초 5.94%에서 9.84%로 확대했다.

금융사, 두나무 지분투자 현황/그래픽=김지영

이런 금융사들의 행보는 미래 금융생태계에서 뒤처지지 않기 위한 조치라는 해석이 나온다. 전세계적으로 금융의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하면서 앞으로 나타날 디지털 금융 패러다임 변화에 신속히 대응해야 한다는 위기감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이날 삼성증권도 토큰증권 발행·유통, 가상자산 서비스 등 디지털자산 전반에서 사업기회를 모색한다는 목표를 지분취득 이유로 들었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디지털자산 시장은 잠재력이 매우 큰 시장이어서 시장이 열렸을 때 뒤처져선 안된다는 분위기가 강하다"며 "업계 1위 두나무와 미리 협력관계를 구축해 미래금융 시장진출의 교두보를 마련하자는 취지"라고 말했다.

금융당국이 금가분리에 대해 유보적 입장을 내비친 것도 영향을 미쳤다. 그동안 가상자산업체에 대한 전략적 투자를 고려해온 금융사들은 금가분리원칙 적용 상황을 지켜보고 있었다. 그러다 두나무에 대한 하나금융그룹의 1조원대 지분투자 등이 성사되며 금융당국이 사실상 용인하는 것 아니냐는 분위기가 번졌고 하나둘 실행에 나섰다는 해석이 나온다. 금융당국은 글로벌·가상자산 시장이 변화한 만큼 이를 고려해 살펴본다는 입장이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지난 21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글로벌 시장의 변화, 가상자산 제도화 추진 등 변화한 상황들을 종합적으로 살펴볼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 안팎에선 금가분리 완화 분위기에 금융사와 가상자산거래소의 동맹사례가 더 늘어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미래에셋그룹은 지난 2월 미래에셋컨설팅을 통해 코빗을 인수했고 한국투자증권은 코인원에 대한 지분투자를 검토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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