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8600선을 넘어서는 등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으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주 쏠림 현상도 짙어지고 있다. 다만 증권가에선 반도체주의 상승 모멘텀(동력)이 여전히 강력하다는 평가다.
3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9일 코스피는 전주(22일) 대비 8% 상승한 8476.15에 마무리했다. 종가 기준 사상 최고치를 새로 썼다.
증권가는 핵심 주도주인 반도체주 중심의 쏠림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고 진단한다. 실제로 지난 29일 기준 코스피 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시가총액 비중은 50%에 달한다. 두 종목의 등락에 따라 코스피 흐름이 결정될 수 있는 상황이다.
시장의 쏠림 정도를 나타내는 ADR(Advance Decline Ratio·등락비율)은 52%로 2020년 3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ADR은 일정기간 상승 종목 수를 하락 종목 수로 나눈 지표로 100%보다 낮다는 건 특정종목 쏠림 현상이 커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번주 코스피 상장종목 922개 중 88%인 820개 종목은 하락했다. 단 10%인 92개 종목만 상승했고 5개 종목은 보합 마감했다.
지난 29일 기준 거래대금 상위 종목도 SK하이닉스, 삼성전자, 삼성전기, KODEX 레버리지, KODEX SK하이닉스단일종목레버리지 등 순으로 반도체주에 쏠렸다. 코스닥은 전주 대비 7%대 하락한 1074.8에 마감하며 코스피와는 정반대 흐름을 나타냈다.
이상준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 파업 리스크 해소, UBS의 마이크론 목표주가 3배 이상 상향, 마이크론 주가 급등 등이 국내 반도체 업종 주가 상승에 영향을 줬다"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가 상장하면서 수급이 집중되는 등 국내 주식시장의 반도체 쏠림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도 증권가는 반도체 실적 모멘텀이 강하다는 평가다. 이 연구원은 "단기 급등, 반도체 업종 쏠림 심화 등으로 한국 주식시장은 다른 국가 대비 높은 변동성에 노출돼 있다"며 "그러나 여전히 반도체 중심의 실적 모멘텀이 강하고 밸류에이션(실적대비 주가수준)도 매력적"이라고 분석했다. 이달 1~20일까지 수출에서 반도체 수출은 전년대비 202% 증가하며 강한 메모리 수요를 재차 확인했다는 측면에서다.
김종민 삼성증권 연구원은 "현재 시장은 낙관과 비관, 매크로 악재와 AI(인공지능) 호재가 충돌하는 전인미답의 구간"이라며 "그럼에도 한국 증시는 AI 시대의 최대 수혜를 직접적으로 만끽하며 추가 상승할 여지가 있다"고 설명했다.
다음달 1~4일에는 아시아 최대 규모 AI 콘퍼런스인 'GTC 타이베이 2026'이 예정돼 있다. 젠슨 황 엔비디아 기조연설이 예정돼 있고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도 참석해 HBM(고대역폭메모리) 등에서 파트너십이 강조될 전망이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급등세에 힘입어 추가 상승 시도는 가능하지만 단기 고점 통과 가능성은 경계해야 한다"며 "수출 개선과 미국 제조업 경기 호조, 한국 GDP(국내총생산) 성장률 상향조정 등 영향으로 소재·산업재·수출주(에너지·화학·2차전지 등) 반등 시도 가능성도 높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