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인이 내다판 '100조'..."개미가 다 떠안아" 우려 커진다

김은령 기자
2026.06.04 16:46
금융투자+개인누적순매수와 코스피지수 비교/그래픽=윤선정

개미(개인투자자) 투자자가 올들어 외국인투자자들이 내다판 코스피시장 주식 100조원어치를 다 사들이며 국내 증시를 이끌고 있다. 이기간 코스피지수가 고공행진을 이어갈 수 있었던 데에는 ETF(상장지수펀드)를 중심으로 한 개미들의 증시 투자 열기가 있었다. 다만 개인투자자가 언제까지 외인 투자자들의 매물을 받아낼 수 있을 지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반도체 랠리가 급격하게 꺾이기 전에 일부 조정을 통해 과열현상을 완화시켜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4일 금융투자업계 등에 따르면 올 들어 개인투자자들은 주식시장에서 60조3000억원을 순매수했다. ETF 매수에 따른 유동성공급자(LP) 헤지용 주식 매수세가 중심인 금융투자 순매수도 69조4000억원으로 이를 포함한 개인투자자와 연관된 매매는 130조원에 육박한다.

최근 국내 증시에서 대규모 순매도를 보이고 있는 외국인 물량을 개미들이 그대로 받은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금융투자를 제외한 기관투자자들도 27조6000억원을 순매도 했다. 외국인과 기관의 순매도 행진에도 기간 코스피지수는 105% 상승했다. 이정빈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피 수급 구조는 과거 외국인 중심에서 개인과 금융투자 중심으로 이동했다"며 "지수 상승 구간에서 거래대금과 순매수 흐름을 보면 개인, 금융투자 자금이 지속적으로 누적되며 시장을 밀어올렸다"고 분석했다.

증시 대기자금인 투자자예탁금은 2일 기준 136조8000억원으로 사상최고치를 연일 경신하고 있다. 지난해 말 대비 49조원(55.8%)이나 늘었다. 이 기간 개인투자자들이 증시에 자금을 쏟아붓고 있다는 것을 감안하면 여전히 증시에 투입될 대기자금 여력이 충분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진행된 국내 증시 상승세에 개미들이 증시에 몰려들고 올 들어 증시 상승세가 가팔라지면서 낙관론과 FOMO(뒤처지는 데 대한 불안 심리)로 인한 개미 자금 유입이 더욱 거세지는 흐름이 이어지는 가운데 과열에 대한 우려도 나타나고 있다. 시장 과열과 주도주 쏠림 등의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어서다. 글로벌 기관 투자자들이 대부분인 외국인 투자자들과 국내 기관투자자들의 경우 자산군별, 업종별 비중 계획 등에 따라 포트폴리오 분산 투자로 리스크를 관리하지만 시장 흐름에 따라 투자하기 쉬운 개인투자자들의 자금은 쏠림 현상이 커질 수 있어서다.

기업 실적 추정치가 상향 조정되며 빠른 증시 상승을 설명해 왔지만 점차 가격 부담이 쌓여가고 있다. 실제 코스피 상승 속도가 기업 실적 컨센서스 상향 속도를 넘어서고 있다. 코스피 기업 이익 추청치는 한 달 새 8.2% 상향 조정됐지만 이 기간 코스피 지수는 24.5% 올랐다. 반도체 업종의 쏠림 현상도 극심해지고 있다. 이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시가총액은 코스피 시가총액의 52.2%를 차지했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대기성 자금인 고객 예탁금을 감안하면 개인투자자들의 추가 순매수도 가능할것"이라며 "다만 외국인 투자자가 던지는 대형주 물량을 개인들이 온전히 떠안는 구조에서는 증시 상승탄력이 저하되고 개인들이 매수하는 산업만 움직이는 양극화 장세가 강화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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