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텀이 테슬라 사이버트럭의 핵심 전력 부품 구조를 재해석해 성능을 대폭 끌어올린 차세대 변압기 기술을 확보했다.
에이텀은 독자 특허 기술인 '매트릭스 플라나 트랜스(평판형 변압기)'의 3차 통합 시험 검증을 완료했다고 9일 밝혔다.
건국대학교 전력전자연구실과 산학협력을 통해 진행한 이번 최종 시험에서 교류 입력부터 직류 최종 출력까지 전 과정을 통합한 시스템 효율 97.4%를 기록했으며, 890V(볼트)의 고전압 환경에서도 핵심 부품의 발열을 55℃ 수준으로 안정적으로 제어하는 데 성공했다. 에이텀은 이번 연구 검증을 바탕으로 오는 11월 양산 수준의 기술 개발 완료를 목표로 하고 있다.
에이텀은 국내에서 유일하게 독자적인 평판형 트랜스 기술을 보유한 전력변환 부품 전문 기업이다. 기존 가전제품이나 휴대용 충전기에 쓰이던 소형 변압기 중심의 포트폴리오를 차세대 전기차(EV)와 AI(인공지능) 데이터센터 등 고부가 전력 인프라 영역으로 확장하며 시장의 재평가를 받고 있다. 구리선을 코어에 감는 기존 코일형 방식과 달리 평면 동박 패턴을 권선으로 사용해 소형화와 경량화, 발열 관리에 독보적인 강점을 지닌다.
이번에 검증을 마친 기술은 테슬라가 사이버트럭에 도입한 인쇄회로기판(PCB) 기반 평판형 변압기 구조를 국산 기술로 재해석한 결과물이다. 테슬라의 PCB 방식은 슬림화에 유리하지만, 6.0kW(킬로와트) 이상의 대전류 환경에서 열이 쌓여 부품에 균열이 생기는 구조적 한계가 있었다. 에이텀 분석에 따르면 테슬라는 이를 우회하기 위해 사이버트럭의 통합충전제어장치(ICCU)에 4개의 변압기를 분산 배치하는 방식을 적용했다.
에이텀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건국대와 함께 사이버트럭 ICCU 사양에 맞춘 '11kW급 매트릭스 토폴로지 기반 플라나 트랜스' 개발을 진행해 왔다. 자기 흐름의 통로인 자로(磁路)를 2~10개로 쪼개는 매트릭스 설계와 내부 열을 빠르게 방출하는 매트릭스 트랜스 공법을 결합한 것이 핵심이다. 자로를 분산해 자속 밀도와 전류를 낮춤으로써 발열을 개선하여, 테슬라가 4개로 나눠 탑재했던 변압기를 단 1개의 변압기로 통합하는 데 성공했다. 이를 통해 단면적과 전류밀도가 개선됐으며 기판 면적이 줄어들어 전체 ICCU 모듈의 제조 원가도 낮췄다.
트랜스 두께와 부피도 획기적으로 줄었다. 기존 완성차에 주로 쓰이던 권선형 변압기 방식은 두께가 약 60㎜(밀리미터)에 달해 슬림화가 어려웠으나, 에이텀의 매트릭스 방식을 적용하면 두께를 30㎜ 수준으로 낮출 수 있다. ICCU 케이스 높이 역시 기존 120㎜에서 60㎜로 절반 이상 줄어들어 전기차 공간 최적화와 경량화에 유리하다. 에이텀은 현재 이 기술과 관련해 한국과 미국, 중국에 총 7건의 특허를 출원했다.
양산 적용을 위한 시장 진입도 속도를 내고 있다. 에이텀은 최근 현대모비스의 전기차 플랫폼 부품 공급사(1차 벤더)로 정식 등록되며 첫 수주를 기록했다. 글로벌 완성차 및 전장부품 업체들과도 공동 개발을 진행 중이다. 미주 시장 진출을 위해 지난해 말 미국 전기 상용차 기업 하빈저 모터스에 투자를 단행했으며, 초슬림 ICCU 양산 적용을 목표로 베트남 공장 실사도 마쳤다. 향후 수요 확대에 대응해 국내 자동화 생산공장 구축도 검토하고 있다.
또한 차세대 전력변환 기술을 바탕으로 AI(인공지능) 데이터센터 시장 진출도 추진한다. 에이텀은 1.2MHz(메가헤르츠) 이상의 초고주파 환경에서 안정적으로 동작하는 저손실 자성체 개발을 완료했다.
한택수 에이텀 대표는 "모바일 충전기와 TV 등에 집중돼 있던 트랜스의 활용 범위가 전기차, 방산, 로봇, AI 데이터센터로 급격히 확대되고 있다"며 "에이텀만의 소형화·저발열 매트릭스 몰딩 기술력을 바탕으로 현대모비스 등 글로벌 고객사 공급을 확대해 글로벌 전력변환 부품 시장에서 경쟁력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