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전지업체 엔켐, 유증·CB 발행으로 빚 부담 덜기 나섰다

김경렬 기자
2026.06.17 16:38
엔켐의 미전환 전환사채 현황/그래픽=김지영

2차전지 전해액 전문업체로 코스닥에 상장된 엔켐이 빚 부담을 덜기 위해 유상증자와 CB(전환사채) 등 다각적인 자금조달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오는 11월 제14회차 CB의 미전환 물량 2381억원어치의 만기가 도래하는 가운데 이번 조달이 엔켐의 재무 부담에 완충재가 될 것으로 주목받는다.

17일 IB(투자은행) 업계에 따르면 유안타·LS·한양·SK증권 등 4개사는 엔켐이 추진하는 유상증자의 주선인 역할을 할 계획이다. 여러 중·소형 증권사가 참여함으로써 실권주가 발생하는 부담을 줄인 것으로 분석된다.

증자 금액은 구체적으로 정해지는 않았으나 만기도래하는 CB 물량을 감안하면 600억~700억원 정도로 업계는 추산하고 있다.

증자는 일반적인 주주배정 후 실권주 공모 방식으로 진행된다. 주주들에게 증자에 참여할지 물어보고 참여하지 않을 경우 실권처리된다. 이때 주선인인 증권사는 해당 물량을 자체 자금으로 인수하고 이후 일반투자자를 대상으로 공모하게 된다.

엔켐은 또 특정 FI(재무투자자)가 나타날 경우 제3자 배정 유상증자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는 것으로 전해져 구체적인 증자 방식이 결정되기 까지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다. 엔켐은 CB 발행도 검토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CB 발행 규모는 투자자가 모이는 상황에 따라 500억~8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시장에 배포된 투자조건에 따르면 CB의 표면이자율은 연 0.0%, 만기수익률은 연 4.5% 다. 만기는 발행일로부터 5년, 조기 상환을 청구할 수 있는 권리인 풋옵션은 발행일로부터 2년 후에 행사할 수 있고, YTP(조기상환수익률)는 4.5%다. 발행사가 CB를 되사올 수 있는 권리인 콜옵션은 발행 규모의 20%만 허용한다. 조달 자금은 △시설투자 △운영자금 △차입금 상환 △타법인 인수자금 등이다.

엔켐이 CB와 유증을 한꺼번에 추진하는 '투트랙 전략', 대규모 증자를 통한 '원트랙 전략' 등 어떤 방식으로 자금을 조달하더라도 부채 부담은 크게 개선될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엔켐의 미전환 CB는 총 2759억원이다. 이 중 미전환 금액 2381억원으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제14회차 CB의 조기 상환 청구 시점이 오는 11월로 다가온다. 이 CB의 전환가액은 11만2700원(지난 3월 말 기준)으로 3만5000원대인 현재 주가 대비 약 3배에 달해 투자자들의 자금 회수가 확실시되고 있다.

엔켐은 매출원가 부담이 커지면서 영업손실을 기록하고 있다. 올해 1분기 영업손실은 242억원으로 전년 동기(193억원) 대비 손실 폭이 49억원 커졌다. 다만 전해액 판매량이 증가하면서 관련 매출은 830억원을 기록, 같은 기간 24.4% 증가했다. 최근에는 미국 현지 생산 거점을 기반으로 대규모 관세 환급과 첨단제조생산세액공제 혜택을 확보하는 등 북미 인프라 투자 성과도 나오는 것으로 전해졌다.

IB 업계 관계자는 "엔켐의 자금조달이 다양한 트랙으로 이뤄질지는 확정되지 않았지만 오는 11월 차환 부담이 있는 상황에서 빚 부담 경감은 호재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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