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 시점에 가까워질수록 위험을 감수하며 자산을 증식하기보다는 퇴직 자산을 보호하는 게 중요합니다. 즉 실제 은퇴 이후에도 지속 가능한 소득이 얼마나 있는지를 따져봐야 합니다."
프랭크 쿡 올스프링 글로벌솔루션 부문 총괄은 18일 서울 중구 더 플라자 호텔에서 열린 '하나로 TDF(타깃데이트펀드) 투자전략 간담회'에서 '글라이드패스' 개념을 강조하며 이같이 말했다. 글라이드패스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주식 등 위험자산 비중을 계획적으로 조정해 가는 자산 배분 경로를 의미한다.
NH아문디자산운용은 글로벌 자산운용사인 올스프링과 함께 총 8개의 적격 TDF 상품을 운용 중이다. TDF는 투자목표 시점을 펀드명에 넣고 목표 시점이 다가올수록 위험자산 비중을 줄이고 안전자산을 늘리는 상품이다.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일정 조건을 충족해 적격 TDF로 인정받으면 퇴직연금(DC·IRP) 위험자산 투자 한도 70%가 면제돼 계좌 내 100%까지 투자할 수 있다. 하나로 적격 TDF 상품군의 목표 시점은 2025년부터 2060년까지 설정돼 있으며 모두 해외자산을 기반으로 한다.
쿡 총괄은 은퇴자산 관리에서 쉽게 놓치는 사항으로 수익의 발생 순서를 꼽았다. 그는 "투자 손실이 은퇴 시점 전후 중 언제 발생하느냐에 따라 퇴직 자산이 고갈되는 시점이 결정된다"며 "포트폴리오 규모가 가장 크고 회복할 시간이 가장 짧은 은퇴 시점 부근에서 손실이 발생하면 만회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에 은퇴자산 형성의 핵심은 높은 수익률보단 안정적인 위험관리에 있다고 봤다. 쿡 총괄은 "글라이드패스는 분산과 위험 조절을 통해 하방 리스크를 관리해준다"며 "큰 위험을 감수하며 높은 수익률을 추구하기보다는 TDF를 통해 손실을 최대한 방어하고 은퇴자산을 지키는 방식을 추천한다"고 말했다.
마티아스 샤이버 멀티에셋부문 총괄은 국내 주식시장에 대한 전향적 시각을 내놨다. 과거와 달리 코스피가 지난해부터 올해 4월까지 117% 오르는 등 같은 기간 18%오른 미국 S&P500을 비롯한 글로벌 주식시장 수익률을 크게 웃돌았다고 분석했다.
국내 증시 활황과 AI(인공지능) 투자 사이클 확대에 발맞춰 하나로 적격 TDF 내 국내 주식 편입 한도를 최대 10%까지 늘릴 계획이다. 김석환 NH아문디자산운용 솔루션부문 팀장은 "AI 빅 사이클은 현재 진행형이고 국내 기업들은 이러한 AI 빅 사이클에 가장 핵심적인 자산"이라며 "지난달 기준으로 국내 AI 섹터와 반도체 섹터를 따로 개설해 각각 2.5%씩 추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다만 코스피 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중심의 쏠림 현상이 바람직한지 되새겨봐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샤이버 총괄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시가총액 합산하면 코스피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50%에 달하는 등 현시점에서 한국 주식 시장은 다른 주식 시장과 비교했을 때 여전히 리스크가 높다"며 "성공적인 은퇴 생활을 위해서는 단일 종목, 단일 국가에 투자하기보다는 다변화 전략을 염두에 둬야 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