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숨에 9000도 돌파한 코스피...한국 증시 달라졌다

김은령 기자
2026.06.18 16:20
세계 주요 지수 올해 상승률/그래픽=최헌정

"생각보다 일찍 9000을 넘었습니다. 1만도 다음 달 당장 올라설지도 모릅니다."

코스피가 유례없는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처음으로 9000을 넘어선 코스피는 1만 시대가 가시권에 들어왔다. 정부의 증시 부양 정책으로 시작된 코스피 상승세는 반도체 업종을 중심으로 한 국내 기업 실적 증가로 상승 추진력을 달았다. 견조한 수출과 기업이익 증가가 이어지는 만큼 추가 상승도 충분히 가능하다는 전망이다.

18일 코스피지수는 전일 대비 2.25% 오른 9063.84로 마감했다. 미국-이란전 종전 이후 랠리를 재개하며 일주일만에 7700선에서 9000선으로 뛰어올랐다. 일주일 만에 1300포인트 가까이 상승한 것. 유가, 환율, 미국 금리 인상 등 불확실성이 완화되며 실적 장세가 재개됐다는 평가다. 김두언 하나증권 연구원은 "시장은 이미 금리 공포를 가격에 반영했고 유가는 완화되고 있다"며 "시장의 본류는 다시 실적"이라고 했다.

글로벌 주요 증시 대비로도 코스피는 독보적인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올 들어 코스피지수는 115.1% 올랐다. 미국-이란전 발생과 AI(인공지능) 투자 과열 우려, 금리 상승 리스크 등으로 조정을 받은 구간도 있지만 전체적으로는 2배 이상 상승했다. 같은 기간 미국 S&P500, 미국 나스닥종합지수는 8.4%, 11.9% 오르는 데 그쳤다. 반도체 호조 영향을 받는 대만, 일본 시장은 58.2%, 41.4%씩 올랐다.

코스피를 비롯한 대만, 일본 시장 강세를 뒷받침 한것은 AI 투자 확대에 따른 반도체 수요 증가다. 반도체 기업 등 기업 이익이 가파르게 오르면서 증시 상승세로 이어졌다. 유진투자증권에 따르면 2분기 코스피 영업이익 전망치는 225조4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30%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안지선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피 영업이익, 당기순이익 추정치는 지속적으로 상향 조정됐고 한 주 동안 영업이익이 약 2조원, 당기순이익은 3조원 상향 조정됐다"고 했다.

이익 상향을 기반으로 코스피 12개월 선행 PER(주가수익비율)은 7.7배로 여전히 낮은 편이다. 과거 평균 코스피 PER이 10배 수준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상승 여력이 여전하다는 평가다.

국내 증시의 돋보이는 상승세에는 국내 증시 부양 정책도 힘을 보탰다. 지난해 출범한 이재명 정부는 자본시장 체질 개선을 기치로 증시 관련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3차에 걸친 상법 개정에 이어 국민성장 펀드를 통한 신성장 산업 육성, 주가 누르기 방지법, 코스닥 활성화 정책 등이 대기 중이다. 국내 증시의 고질적인 문제로 꼽혔던 배당, 자사주 소각 등 미비했던 주주환원 정책이 바뀌며 주가 저평가 해소에 기여했다.

이에 코스피 상승 흐름이 단기간에 바뀌지는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반도체 업황이 단기간에 사그라들지 않고 지금까지 일부 업종에 집중됐던 이익 증가와 주가 상승이 확산될 경우 긍정적인 흐름이 이어질 것이란 얘기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AI 사이클이 단순한 순환적 측면보다 패러다임을 변화시키는 장기 사이클로 본다면 반도체 등 낙수 효과를 계속 볼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며 "글로벌 경기가 회복되고 유가가 떨어지고 있어 전반적으로 산업이 살아날 가능성이 있는데, 반도체, 방산, 조선에서 다른 업종으로 온기가 확산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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